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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07 15:37 수정 : 2018.08.07 20:39

5년 만의 정규앨범인 8집 <수니 8-소길화>를 발표하는 가수 장필순. 페이지터너 제공

8집 ‘수니 8-소길화’ 내놓는 장필순 인터뷰

이적·조동진·조동익·조동희·이상순 등이 작사·작곡
이전에 선보인 ‘소길화’ 연작에 새 노래 2곡 얹어
“손에 잡히지 않는 곳의 음악” “우울한 위로”
부산·서울·제주에서 잇따라 첫 소극장 단독공연

5년 만의 정규앨범인 8집 <수니 8-소길화>를 발표하는 가수 장필순. 페이지터너 제공
가수 장필순이 8일 8집 <수니 8-소길화>를 발매한다. 7집 <수니 7> 이후 5년 만의 정규앨범이지만, 꼭 5년 만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그가 사는 제주 지역명 소길(리)에다 꽃화자를 붙인 ‘소길화’는 3년 전 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15년 4월부터 숫자를 매겨 <소길○화>라는 타이틀로 발표해온 디지털싱글 10곡에다 신곡 2곡을 더한 것이 이번 앨범이다.

“새 앨범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즈음, 제주로 놀러온 (이)적이가 ‘이 노래 누나가 꼭 했으면 좋겠어’ 하며 노래 하나를 불러줬어요.” 최근 서울 연남동 음악기획사 페이지터너 사무실에서 만난 장필순이 말했다. 그러지 않아도 친한 동료들에게서 받은 곡들로 새 앨범을 채워볼까 하던 참이었다. 최대한 단순하게 편곡해 녹음한 뒤 묵히지 않고 곧바로 디지털싱글로 발표했다. 2015년 봄 공개한 <소길1화> ’고사리 장마’다. 8집을 향한 기나긴 여정의 출발이었다.

이번에는 소길리 이웃인 이상순·이효리 부부가 곡을 들고 왔다. “이 멜로디 언니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이상순이 만들고 이효리가 허밍으로 들려준 선율은 소박하고 따스했다. 여기에 1990년대 전설의 음악공동체 하나음악의 후신인 푸른곰팡이 레이블 대표 조동희가 노랫말을 붙인 게 <소길3화> ‘집’이다. 조동희는 친오빠 조동익과 장필순이 제주에서 함께 사는 모습을 담아 노랫말을 썼다. 노래 뒤로 깔린 풀벌레와 새 소리가 듣는 이를 포근하게 감싸 안는다. 박용준(더 클래식), 배영길(동물원), 이경 등도 곡을 만들어 선물했다.

하나음악의 정신적 지주 조동진은 <소길9화> ‘저녁 바다’ 노랫말을 썼다. “동진 오빠의 가사를 처음 본 순간 ‘오빠가 형수님(아내)과 함께 제주에 2년 반가량 머물던 시절을 무척 그리워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조동진 부부가 제주에서 경기도 고양 집으로 간 지 얼마 되지 않은 2014년 겨울 아내 김남희는 세상을 떠났다. 후에 장필순은 김남희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소길4화> ‘낡은 앞치마’를 불렀다. 조동진은 “채우고 또 채우려 했었던 아쉬움을 비우고 또 비우려 했었던 그 기나긴 슬픔의 시간”이란 가사를 붙인 ‘저녁 바다’가 발표되고 3주 뒤인 2017년 여름 아내 곁으로 갔다.

장필순이 8월8일 발표하는 8집 <수니 8-소길화> 표지. 페이지터너 제공
이번에 새로 공개하는 신곡 ‘그림’은 조동진을 향한 작별인사다. 두 동생 조동익(작곡)과 조동희(작사)가 합작했다. “오랜 시간 동안 날 지켜준 그대의 노래는 바람처럼 우리가 그리던 저 그림 속으로”라고 노래하는 장필순의 목소리에선 짙은 그리움이 묻어난다. 새로 공개하는 또 다른 곡 ‘아침을 맞으러’는 8집 첫 곡이다. 영화 <장미빛 인생>(1994) 오에스티로 만들어진 이 노래는 원래 김장훈이 불렀다. 이를 다시 부른 장필순은 앨범 속 책자에 “하나음악 시절 동익 오빠 곡에 동진 오빠가 노랫말을 처음 담아주신 곡이다. 동진 오빠가 떠나시고 꼭 이 노래를 앨범에 첫 곡으로 담고 싶었다”고 썼다. 장필순은 70여쪽이나 되는 책자에 각 노래에 대한 사연, 조동진·조동익을 비롯한 하나음악과의 인연 등을 빼곡히 적었다.

장필순과 조동익은 제주 집에서 전자음을 주로 활용해 작업했다. 기계로 만든 음이지만 되도록이면 자연에 가까운 소리들을 골랐다. 여기에 박용준이 서울에서 녹음해 보내준 피아노 연주를 더했다. 앨범을 주욱 듣고 있으면 안개 자욱한 숲속을 헤매듯 몽환적인 느낌을 받는다. “떠나간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거나 바람, 노을, 바다 같은 자연에 대한 이야기여서인지 우리가 있는 이곳과는 좀 다른, 손에 잡히지 않는 곳의 음악 같아요. 밝고 신나진 않아도 다 듣고 나면 위로가 되는, 말하자면 ‘우울한 위로’ 같은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장필순은 8집의 색깔을 이렇게 설명했다.

장필순은 18일 부산 오즈홀, 24일 서울 삼청로146, 25~26일 서울 벨로주홍대에서 앨범 발매 기념 소극장 공연을 한다. 단독공연은 무려 4년 만이다. 10월13일에는 13년 전부터 터 잡고 살아온 제주에서도 공연한다. 그는 “소극장 단독공연은 처음이다. 오랜 팬들과 모여 가족처럼 지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문의 (02)337-9966.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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