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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05 13:50 수정 : 2019.12.06 02:34

<포드 V 페라리> 포디엑스 위드 스크린엑스 상영 장면. 씨지브이 제공

[‘포드 V 페라리’ 4DX with ScreenX 감상기]
시속 300㎞ 속도감…손에 땀 쥐는 커브감까지
의자 좌후 흔들어 뒤트는 ‘스웨이 앤 트위스트’

‘용포프’(용산 4DX 프라임존) 예매전쟁 화끈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재개봉부터 불붙어
‘겨울왕국2’는 특수관 관객만 벌써 30만 돌파

<포드 V 페라리> 포디엑스 위드 스크린엑스 상영 장면. 씨지브이 제공

‘내가 안전벨트를 맸던가?’

자동차 속도가 시속 300㎞를 넘어서자 덜컥 겁부터 났다. 손이 땀에 젖어 축축해졌다. 커브 길에 들어서면서 기어를 내려 속도를 떨어뜨리고 핸들을 확 꺾는 순간 좌석이 크게 요동쳤다. ‘이러다 코스 이탈하는 거 아냐?’ 그 와중에 조바심이 번뜩했다. 무사히 커브 길을 빠져나온 뒤 안도의 한숨을 쉬다 문득 든 깨달음. ‘아, 이거 영화였지!’

지난 4일 오전 서울 씨지브이(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포드 V 페라리>를 봤다. 아니, 영화를 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영화 속 스포츠카를 탔다. 개봉 첫날 첫 타임(오전 7시40분 시작)인데도 ‘포디엑스(4DX) 위드 스크린엑스’ 상영관은 3분의 2 넘게 차 있었다. 의자가 움직이고 바람이 부는 등의 특수효과를 내는 포디엑스와 앞과 좌우 3면에 영상을 펼치는 스크린엑스가 결합한 특수 관으로, 전국에 7곳밖에 없다.

<포드 V 페라리>는 1960년대에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와 이탈리아 스포츠카 회사 페라리가 자존심을 걸고 프랑스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대결을 펼쳤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맷 데이먼과 크리스천 베일이 포드 레이싱팀의 감독과 운전자를 연기했다. 소재 특성상 자동차 질주 장면이 많다. 후반부에선 르망 24시간 레이스 장면이 30분이나 지속한다. 이를 제대로 만끽하고자 이른 아침부터 특수 관을 찾은 관객들은 흡족한 표정으로 극장 문을 나섰다. 대학생 김한주(21)씨는 “평소 포디엑스 영화를 즐겨 보는데, <포드 V 페라리>는 레이싱 영화라 꼭 포디엑스 위드 스크린엑스로 보고 싶었다. 용산 포디엑스관 프라임 존 좌석에는 ‘스웨이 앤 트위스트’라는 효과가 있어 자동차의 드리프트(바퀴를 미끄러뜨리며 코너를 도는 기술)를 진짜처럼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포드 V 페라리> 포디엑스 위드 스크린엑스 상영 장면. 씨지브이 제공

스웨이 앤 트위스트는 의자를 좌우로 흔들면서 양쪽 끝에서 살짝 뒤트는 효과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씨지브이 용산아이파크몰 포디엑스관 프라임 존 40개 좌석에서만 작동한다. 이 때문에 포디엑스 마니아들 사이에선 ‘용포프’(용산 포디엑스 프라임존의 줄임말) 티켓 구하기 전쟁이 벌어진다. <포드 V 페라리>의 경우 예매가 열린 용포프 티켓은 이미 거의 전석이 매진된 상태다. 국내에 포디엑스관이 처음 생긴 건 2009년이다. 씨제이 포디플렉스의 이영은 과장은 “포디엑스관에선 보통 <어벤져스> 같은 히어로 영화와 <분노의 질주> 같은 자동차 영화가 인기였는데, 2014년 <겨울왕국>이 이례적으로 48만명을 모으며 역대 포디엑스 흥행 2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전편에 이어 요즘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겨울왕국 2>도 벌써 포디엑스 관객 30만명을 돌파했다.

국내 포디엑스 흥행 1위는 지난 5월 개봉한 <알라딘>이다. 전체 관객 1255만여명의 10%가량인 126만여명이 포디엑스로 봤다. 당시 <알라딘> 포디엑스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을 만큼 인기였다. 씨제이 포디플렉스의 양준석 팀장은 “<알라딘>의 경우 주인공이 거리를 뛰어다니거나 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날 때 의자가 움직이는 ‘모션 효과’뿐 아니라 의자 뒤에서 뜨거운 사막 바람이 나오고 눈 내리는 장면에서 실제 눈을 뿌리는 등 ‘환경 효과’가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포드 V 페라리>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마니아들이 주로 찾던 포디엑스관이 대중화된 건 최근 1~2년 사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그 시발점이 된 영화가 지난해 포디엑스로만 재개봉한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다. 당시 27만명이나 들었는데, 관객들 사이에선 ‘영화를 타러 간다’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해리 포터가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며 쿼디치를 하는 장면을 빗댄 것이다.

앞으로 포디엑스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황재현 씨지브이 홍보팀장은 “관객들은 요즘 극장에서 볼 영화와 모바일이나 티브이로 볼 영화를 철저히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특수관에서 봐야 할 영화라는 입소문이 나면 단기간에 몰리는 현상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보팀의 박선현 대리는 “<겨울왕국 2> 관객 분석을 보면 포디엑스를 본 10~20대 비율이 일반 버전을 본 10~20대 비율보다 2배나 높다. 젊은 층이 선호한다는 건 전망이 밝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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