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30 18:53
수정 : 2019.10.3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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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의 아이' 각본과 감독 맡은 신카이 마코토.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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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코토 감독 서울 기자회견
한일관계 경색에 신작 개봉도 영향
‘날씨의 아이’ 우여곡절 끝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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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의 아이' 각본과 감독 맡은 신카이 마코토.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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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개봉 때 한국 관객 분들께 ‘3년 뒤 신작과 함께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어요.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기뻐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30일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그의 신작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가 개봉했다. <날씨의 아이>는 애초 이달 초 개봉 예정이었으나 한일관계 경색 등으로 연기됐다. 그의 내한 일정도 무산될 뻔했으나 어렵게 성사됐다.
신카이 감독은 29~30일 네 차례 무대 인사를 통해 한국 관객들을 만난 데 이어, 귀국일을 하루 연기하며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2004년 나의 첫 극장판 장편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를 한국에서 상영했고 상도 받았다. 그때 한국 관객들이 제 작품을 인정해준 걸 기억한다. 이후 새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한국에 와서 친구도 사귀고 맛있는 것도 먹고 추억도 쌓았다. 영화를 만들 때 늘 한국 사람들이 함께하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날씨의 아이>는 내내 비가 그치지 않는 일본 도쿄에서 비를 멎게 만드는 신비한 능력을 지닌 소녀와 소년이 만나 겪는 일을 다룬다. 신카이 감독은 “최근 몇 년 새 일본에선 기후가 많이 변했다는 사실을 자주 실감하고 있다. 세상이 조금씩 미쳐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어른들이 만든 (기후변화) 문제를 아이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달라져가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소년 소녀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10대 시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을 보며 재미와 위안을 느꼈듯이, 지금 10대들에게 즐거움과 위안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작 <너의 이름은.>은 세계적으로 호평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았고, 한국에서도 370만 넘는 관객을 모았다. 전작의 큰 성공이 부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부담은 없다. 내 일은 영화를 히트시키는 게 아니라 재밌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흥행이 안 되면 프로듀서 등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미루면 되니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만 잘 만들면 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신카이 감독은 마무리를 하며 이런 바람을 나타냈다. “3년 뒤 한국과 일본 사이가 좋아지고, 신작을 들고 또 와서 한국 관객들과 좋은 시간을 가지면 행복할 것 같아요.”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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