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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9.08 16:22 수정 : 2019.09.08 20:09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 출연한 배우 김상중.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나쁜 녀석들:더 무비> 김상중

50대 중반되니 현장 가면 ‘고참’
쉼없는 아재 개그로 분위기 녹여

배우생활 30년 중 13년 함께 한
‘그알’은 축복이자 풀어야할 숙제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 출연한 배우 김상중.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런데 말입니다.”

화제 전환 접속사 ‘그런데’와 군대용어 ‘~말입니다’가 합쳐져 묘한 긴장감과 기대감을 주는, 초딩들도 안다는 바로 그 유행어. <에스비에스>(SBS) 간판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를 13년째 진행해온 김상중(54)의 이름을 들으면, 배우로서의 필모그래피보다 이 유행어와 함께 <그알> 진행자로서의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터다. 그런 그가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2013) 이후 6년 만에 ‘영화배우’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했던 <오시엔>(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2014)의 영화 버전인 <나쁜 녀석들: 더 무비>를 통해서다.

개봉(11일)을 앞두고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마주한 김상중은 “30년 배우 생활 중 13년을 <그알>과 함께하다 보니, 진행자로서의 품위를 훼손하는 캐릭터는 자연스레 지양하게 되더라”며 “<나쁜 녀석들>의 오구탁은 정황은 확실하지만 증거가 없어 잡지 못했던 현실(그알) 속 범죄자를 픽션으로나마 속 시원히 응징하는 인물이라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나쁜 녀석들>은 ‘나쁜 놈들이 더 나쁜 놈들을 소탕한다’는 콘셉트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5년 만에 같은 소재를 영화화한 이번 작품은 드라마의 줄기를 그대로 따른다. 범죄자들을 호송 중이던 호송차가 전복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미친 개’ 오구탁(김상중) 형사가 범죄자들을 모아 특수범죄수사과를 재결성해 사건 해결에 나선다. 드라마 속 정의로운 범죄자 박웅철 역의 마동석이 함께했고, 사기꾼 곽노순 역의 김아중, 전직 꼴통 형사 고유성 역의 장기용이 새롭게 합류했다.

배우 김상중.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를 할 때부터 (마)동석이랑 영화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얘기를 했어요. ‘공짜로 보던 드라마를 관객이 만원 내고 볼까?’라는 의문에 답을 내기 위해 제작자·감독은 물론 배우들도 고심했어요. 드라마는 훨씬 어두운 분위기였는데, 영화는 유머 코드를 많이 넣는 등 무게감을 덜어 상업성을 강화했죠. 무엇보다 타격감이 살아 있는 마동석표 액션이 업그레이드된 게 강점입니다.”

그는 “드라마가 ‘오구탁의 나쁜 녀석들’이었다면, 영화는 ‘박웅철의 나쁜 녀석들’이다”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마동석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뜻이다. “드라마와 달리 오구탁은 3년 전 출소한 뒤 간암에 걸린 설정이라 몸을 이용한 액션보단 ‘원 샷, 원 킬’로 총 쏘는 장면이 많죠. 오구탁의 팬들은 좀 서운할 수 있겠지만, 숲을 놓고 봤을 때 저는 좋은 나무 역할을 했다고 봐요. 캐릭터와 캐릭터를 연결하는 브리지(다리) 같은 역할이랄까?”

김상중은 작품에서 도드라지고 싶은 욕심을 내려놓고 현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것이 ‘선배’의 역할이라고 했다. “50대 중반이 되니 이제 웬만한 현장에선 고참급이죠. 이번 촬영을 시작했을 때 (장)기용이가 저를 어려워하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맞담배’ 피우며 거리를 좁히고(웃음) 제 장기인 아재 개그로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었죠.”

그의 아재 개그는 인터뷰 내내 끊이지 않았다. “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한식이 전주비빔밥이죠. 그럼 전주비빔밥보다 더 맛있는 비빔밥은? 이번주 비빔밥! 미국에 비가 온다를 세 글자로 하면? 유에스비! 부끄러워 말고 크게 웃어요. 아재 개그는 ‘아주 재미있고 재치가 있는 개그’라는 뜻이라니까.” 선배로서의 ‘권위’를 내려놓는 한 방편으로 선택한 ‘아재 개그’가 이제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며 그는 “안 웃어도 상처받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3할대 타율인데, 내 아재 개그는 타율 4~5할은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왠지 신뢰감이 드는 <그알> 속 목소리와 겹쳐 실없는 아재 개그마저 ‘의심할 수 없는 팩트’로 느껴지는 부작용(?)을 경험한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 출연한 배우 김상중.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역적>의 아모개, <추적자>의 강동윤, <나쁜 녀석들>의 오구탁 등 그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캐릭터가 무수히 많지만, 김상중은 자신의 대표작은 <그알>이라고 강조했다. “<그알>은 제가 받은 최고의 축복이자 해결해야 할 숙제죠. ‘뭘 해도 그알스럽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작품 선택을 할 때 손해도 많이 보고요. 하지만 받은 사랑에 견주면 그 정도는 감수하고 노력해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죠.” <그알> 때문에 일종의 ‘직업병’에도 시달린다고 토로한다. “자꾸 범죄의 위험성을 생각하게 돼요. 지인을 택시 태워 보내면 반드시 번호판을 외우고, 운전사 얼굴 확인하고…. 아예 <그알>을 소재로 ‘중년 탐정’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를 해볼까도 싶네요. 허허허.”

스스로를 ‘대중예술인’으로 정의하는 김상중은 거의 모든 드라마 첫 방송을 챙겨 보고, 1020이 듣는 최신가요도 챙겨 듣고, 아이돌 갓세븐의 컴백 무대에서 콜라보도 하며 ‘젊은 세대들과의 소통’에 공을 들인다. “갓세븐 멤버들이 저한테 ‘형’이라 부를 때 쾌감을 느껴요. 딸·아들뻘 팬들에게 ‘나 혹시 꼰대 같지 않냐’고 수시로 묻는데 단칼에 “아니요”라고 해주는 걸 봐선 제가 아재긴 해도 아직 꼰대는 아닌가 봐요. 최근 <미저리>로 연극 무대에 서고,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한 것도 모두 대중과 접점을 늘려가려는 노력이죠.”

연이은 무대인사로 이번 추석을 관객들과 보낼 수 있어 더없이 행복하다는 김상중. 마지막으로 아재 개그를 곁들인 깨알 홍보도 잊지 않았다. “<나쁜 녀석들> 많이 봐주세요. 그래야 제가 속 편~하게 속편에 또 등장할 수 있겠죠?”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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