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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14 09:55 수정 : 2019.06.14 17:20

남편을 풍랑으로 잃고 홀로된 해순(고은아)에게 동네 청년 상수(신영균)는 끈질기게 접근한다.

[한겨레-CJ문화재단 공동기획]
⑮갯마을
감독 김수용(1965년)

남편을 풍랑으로 잃고 홀로된 해순(고은아)에게 동네 청년 상수(신영균)는 끈질기게 접근한다.

오영수의 동명 단편을 신봉승이 ‘자유롭게’ 각색해 김수용 감독이 빚어낸 이른바 ‘문예 영화’의 대표작이다. 문예 영화란 “예술적 가치를 본위로 하기 위해 유명한 문예 작품을 영화화한” 경우를 가리키지만, 그것이 “곧바로 예술 영화나 예술적 가치를 지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극단적인 경우 선전 가치 그 이상이 아니라는 점” 등에서 적잖은 논란을 일으켜왔다. 116편에 이르는 감독의 전체 작품 중 <사격장의 아이들>(1967) 등과 함께 최고작으로 간주되곤 하는 문제적 수작이기도 하다.

바닷가 갯마을, 해순(고은아)의 남편 성구(조용수)와 동생 성칠(이낙훈), 순임(전계현)의 남편 등 마을 남자들을 태운 고깃배가 출항한다. 배가 돌아올 무렵, 거센 폭풍우가 불자 마을 아낙들은 성황당에 모여 기도를 올린다. 하지만 살아 돌아온 성칠은 형 성구가 죽었다고 전하고, 어머니(황정순)와 해순은 무당(전옥)을 통해 혼백을 건진다. 한편 상수(신영균)는 과부가 된 해순을 끈질기게 쫓아다니다 해순이 잠자고 있는 틈을 이용해 강압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바닷가 갯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 남편들을 태운 고깃배가 돌아올 무렵, 거센 폭풍우가 불자 마을 아낙들이 성황당에 모여 기도를 올리고 있다.
이 영화의 으뜸 매혹은 스무살 직전의 해순, 고은아에게서 비롯된다. 그는 문희, 윤정희, 남정임 등과 함께 1960~70년대 한국 영화를 풍성하게 했던 디바였다. 이 작품은 가히 ‘고은아의, 고은아에 의한, 고은아를 위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 미덕 등에 힘입어 영화는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여인네들의 삶을 서정적인 영상미로 그려내어 ‘한국 영화의 미적 수준을 높여주었다’”는 등의 호평을 받았다. 또한 “여성들이 그들의 성적 욕망을 어떻게 풀어나가는가를 자연스럽게 보여주”었고, “여인들이 일을 마친 뒤 바닷가에 모여 앉아 서로의 무릎을 베거나 젊은 아낙의 다리를 어루만지며 창을 하는 장면 등은 동성애적인 코드로 해석되기도 했다”(<죽기 전에 꼭 봐야 할 한국영화 1001> 참고·인용). 영화의 전 층위에서 부족함 없는 명작이라는 세평은 지금도 유효하다.

전찬일/영화평론가·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 회장

※한겨레·CJ문화재단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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