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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03 05:00 수정 : 2018.08.03 09:48

김용화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신과함께’ 김용화 감독 인터뷰

2편 ‘인과 연’ 개봉 첫날 124만 신기록
“용서·구원 관한 얘기 ‘본게임’하려
1편엔 대중적 신파 코드 깔았죠”

‘미스터 고’ 폭망 경험 발판 삼아
시각적 특수효과 기술 갈고 닦아
“후배들 독립영화에서도 선뵐 것”

김용화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직 개봉 첫날인데…. 욕심과 기대야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몸을 낮추고 말을 삼가야죠. 1편처럼 2편도 ‘신과함께’ 하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350억 규모의 1·2편 동시제작, 한국에선 드문 판타지 영화, 세계적 기술의 VFX(시각적특수효과) 기술의 구현 등 김용화 감독의 <신과함께>는 잇단 도전의 결과물이다. 1편에서 1441만명이라는 놀라운 흥행 성적표를 받아든 그는 여러 가지 의미로 한국 영화에 한 획을 그은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개봉 첫날인 1일 종로구 삼청동에서 마주한 김용화 감독은 “이제 부담과 설렘의 무게감을 동시에 느끼며 2편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일단 시작은 전편을 능가하는 ‘호쾌한 출발’이다. <신과함께-인과연>은 개봉 첫날 124만여명을 동원하며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의 118만여명)를 갈아치웠다. 폭염으로 사람들이 시원한 극장으로 몰리고, 아이들 여름방학까지 겹친 ‘계절적 특수성’을 고려해도 놀라운 기록이다.

김용화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1편에서 ‘엄마’라는 신파 코드로 강력한 ‘훅’을 날려 눈물샘을 공략했던 김용화 감독은 2편에서는 새로운 전략을 꺼내 들었다. 촘촘한 시나리오로 드라마를 강조하고, 울리기보단 웃기는 데 더 많은 공력을 쏟아부었다. “1편으로 씨를 뿌렸다면, 2편으론 수확을 하는 단계라고 생각했어요. 1편은 칠지옥의 모습과 재판과정을 보여주면서 관객이 새로운 세계관 안으로 빨려들고, 캐릭터에 대해 인지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뒀죠. 사실 원작 웹툰을 보며 1편을 구상할 때도 자신이 없었어요. 제가 하고 싶은 본게임은 2편인데, 1편을 성공해야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조건이잖아요. 그래서 1편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가장 대중적이고 폭넓은 흡인력을 가진 정서적 한 방을 고민했어요.”

김 감독의 말마따나 “우주의 기운과 신이 함께하는 바람에” 거둔 기록적인 성공을 바탕으로 그가 하고 싶은 2편은 마음의 짐을 좀 덜고 펼칠 수 있게 됐다. 그는 2편을 “용서와 구원에 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한 편에서는 짧은 이야기를 2시간짜리로 늘린 듯한 느낌이 든다는 다소 부정적 평가도 나온 바 있다. “2편은 원작의 신화편과 이승편을 합친 이야기예요. 그러다 보니 많은 신들이 나오는데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었고 전 ‘성주신’(마동석)을 택한 거죠. 나머지 여백에 갈등을 심고 유머로 이를 풀어내는 방법을 썼어요. <국가대표>나 <미녀는 괴로워> 할 때부터 제 장기는 중간중간 스며드는 유머라고 생각했는데, 아닌가? 하하하.”

<신과함께>는 1편부터 VFX기술에 대한 찬사와 논쟁을 동시에 불렀다. 그간 한국에서 시도했던 특수효과를 훌쩍 뛰어넘는 기술이었지만, 관객의 기대는 그 이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2편은 더 많은 시간적 여유 덕인지 VFX기술도 1편보다 훨씬 뛰어나다. 심지어 ‘공룡’까지 등장한다. <쥬라기 공원>과 경쟁하려는 무리수가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시원한 웃음으로 답했다. “사실 공룡의 모습을 구현하는 건 그리 어려운 기술도 아니에요. 하하하. 관객의 인정을 받으려 했다기보단 배신지옥에서 자신이 제일 무서워하는 존재가 등장한다는 설정인데, 팀원들과 논의할 때 계속 형이상학적 아이디어만 나오는 거예요. 관객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재미있는 설정이 무얼까 고민하다 만화적 상상력을 동원해 공룡을 선택한 거예요. 재밌지 않았나요?”

‘재미’라는 단어는 그의 ‘영화론’을 관통하는 단어기도 하다. “상업영화는 딱 두 가지예요. 재밌는 영화와 재미없는 영화. 재미는 여러 가지죠. 스릴, 슬픔, 웃음, 감동 등등…. 전 재밌는 영화를 추구해요. 영화를 만들 땐 대중이 나보다 높다는 전제가 깔려야 해요. 나보다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나보다 더 영리하다는.”

순제작비 225억원짜리 <미스터 고>(2013)로 한국형 VFX기술의 새 장을 열고자 했지만 “대차게 말아먹은 경험”은 지난 5년간 그에게 실보단 득으로 작용했다. 그가 세운 제작사 덱스터스튜디오는 한한령을 뚫고 올해 중국에서 200억 규모의 VFX 수주를 따냈다. 무엇보다 큰 수확은 “사람을 얻은 것”이란다. “<미스터고>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져 현실에 무릎을 꿇었을 때, 하정우·이정재 등 많은 이들이 저를 일으켜줬어요. 평생을 함께할 인연이죠.”

이제 성공도, 돈도, 명예도 손에 쥔 김용화 감독은 한국영화계와 후배 감독을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해나가고 있다. 독립영화계의 반짝이는 보석들이 벌써 덱스터와 손잡고 영화를 준비 중이다. “순서로 보자면 김병서 감독의 <백두산>, 고봉수 감독의 <봉수만수>, 우문기 감독의 <배드민권>이 차례로 관객들과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신과함께> 3~4편 계획은 어쩌고? “당연히 하고 싶죠. 2편 결과 좀 보고 우선순위 정하려고요. 1편보다 더 나은 성적은 무리고, 한 1000만 넘으면? 하하하.”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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