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1.29 18:50
수정 : 2018.02.0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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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관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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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임시총회 열어 이사장 선임
김의석 전 영진위원장과 2파전
‘정권 탄압 상징’ 이용관 지지 높아
집행위원장도 곧 선임…정상화 수순
주진숙·허문영·전양준·길종철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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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관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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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가 오는 31일 임시총회를 열어 앞으로 영화제를 이끌어 갈 차기 이사장을 선임한다. 이르면 이날 이사장과 호흡을 맞춰 영화제 실무를 총괄할 집행위원장도 함께 선임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영화제 폐막과 함께 사퇴한 뒤 영화제는 3개월 넘게 이사장·집행위원장 공석 사태를 겪어왔다. 앞서 영화제는 올해 초까지 이사장 공모를 진행했으며,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어 이용관 전 위원장과 김의석 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을 최종 후보로 압축했다.
영화계에서는 사실상 ‘이용관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둘러싸고 부산시와 갈등을 빚었으며, 부산시가 국고보조금 부실 집행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재판까지 받는 등 고초를 겪어왔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이 전 위원장이 지난 정권이 행한 영화제 탄압의 상징적인 존재인데다 그의 복귀가 영화제 정상화의 시금석이라는 데 사실상 이견이 없는 상태”라며 “지난해까지 영화제를 보이콧한 영화단체들도 이 전 위원장의 복귀를 보이콧 철회 조건 중 하나로 요구한 바 있다”고 전했다. 사무국 직원들도
지난해 8월 ‘이용관 복귀를 통한 영화제 정상화 촉구 성명’을 낸 것을 시작으로 줄곧 이 전 위원장의 복귀를 주장해왔다.
이 전 위원장과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른 김의석 전 영진위원장에 대한 영화계의 평가는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다이빙벨> 사태가 시작됐던 2014년 당시 영진위원장이었던 그는 사실상 사태를 수수방관한 책임자 중 한명”이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이 전 위원장이 지난 24일 벌금 500만원의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것을 두고 부산시가 문제를 삼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김광호 영화제 사무국장은 “법률 자문을 한 결과, 정관에 이사장 선임에 대한 자격조건 등이 명시돼 있지 않아 (판결 결과는) 선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해석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용관 전 위원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판결에) 억울한 부분이 있지만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며 이사장 선출과 관련해서는 “임시총회의 결정을 지켜보고 그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는 것이 지금 밝힐 수 있는 전부”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이사장과 함께 영화제를 이끌 집행위원장에는 주진숙 중앙대 영화학과 교수, 허문영 영화평론가(부산 영화의전당 프로그램 디렉터), 전양준 전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길종철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교수(전 씨제이이앤엠 영화부문 대표) 등이 최종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호 사무국장은 “31일 임시총회에 앞서 이사회가 열리는데 이 자리에서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을 동시에 선임할지, 아니면 먼저 이사장을 선임하고 이사장이 집행위원장을 지목할 권한을 행사할지 등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관례적으로 이사장이 집행위원장을 지명하는 식이었는데, 이번엔 이사장과 집행위원장 모두가 공석인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이런 문제가 대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31일 이사장을 선임한 뒤, 2월 말 새 사업과 예산안 승인을 위한 정기총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정상화 수순을 밟아나간다는 계획이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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