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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1.18 08:00 수정 : 2018.01.18 10:42

영화 <1987>에 출연한 배우 김의성. 씨제이이앤엠 제공

배우 박성웅·박정민·이성민 등
올해 개봉 영화 4~6편 출연
“캐스팅 쏠려 관객 식상” 지적도

영화 <1987>에 출연한 배우 김의성. 씨제이이앤엠 제공

“한국영화는 세 종류로 나뉜다. ①이경영이 나오는 영화 ②김의성이 나오는 영화 ③이경영과 김의성이 동시에 나오는 영화.”

영화계에 회자됐던 오래된 우스갯소리다. 이경영과 김의성이 그만큼 한국영화에 많이 출연했다는 뜻이다. 물론 해마다 변형된 버전도 등장한다. 지난해엔 여기에 조우진이 덧붙여졌다. 조우진은 2017년 무려 9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이경영과 김의성의 ‘아성’에 도전했다. 지난 연말 개봉한 영화 <강철비>는 그래서 내용과 흥행 못지않게 조연 리스트로 화제가 됐다. 이경영, 김의성, 조우진까지 ‘다작 3인방’이 모두 출연한 영화였기 때문이다.

올해도 ‘열일하는 배우’ 들이 이미 차세대 다작왕 후보 명단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2018 신흥 다작왕’은 과연 누가 될까?

영화 <강철비>에 출연한 이경영. 뉴(NEW) 제공
가장 가능성이 큰 배우는 박성웅이다. 박성웅은 <물괴>, <안시성>, <내안의 그놈>, <굿바이 마이 파더>, <그대 이름은 장미>, <공작>(특별출연) 등 6편에 출연하며 스크린을 종횡무진 할 계획이다. 사극 블록버스터 <안시성>에서는 당 태종 이세민, 조선판 ‘괴물’로 불리는 <물괴>에서는 왕 중종을 호위하는 내금위 부장 진용으로 열연한다. 왕따 고등학생과 몸이 바뀌는 엘리트 조폭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코믹물 <내 안의 그놈>, 밤무대 일을 하는 아버지와 그 아들의 스토리인 <굿바이 마이 파더>에서는 주연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그는 예전 인터뷰에서 “40대가 돼 뜨고 나니 이 자리의 소중함을 알겠다”는 말과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말로 다작의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영화 <꾼>에 출연한 박성웅. 쇼박스 제공
<동주>로 각종 신인상을 휩쓴 박정민도 차세대 다작요정이다. 박정민은 피아노 천재 ‘서번트 증후군’을 연기한 <그것만이 내 세상>을 시작으로 <염력>, <변산>, <사바하>, <사냥의 시간> 5편의 영화로 잇달아 관객을 찾는다. <변산>에서는 도통 되는 일 없는 무명 래퍼 학수 역을, <사바하>에서는 신흥 사이비 종교의 주요 행동대원으로 출연한다. 박정민은 최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엉겁결에 다작하고 있지만, 아직 흥행작도 대표작도 없다. 물 들어올 때 열심히 노를 저어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 출연한 박정민. 씨제이이앤엠 제공
이성민도 <공작>, <바람 바람 바람>, <목격자>, <마약왕> 등 4편의 개봉을 확정하며 ‘초과근무’를 예약했다. 1990년대 북한 핵 개발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북으로 잠입한 남한 첩보원의 첩보전을 그린 <공작>에서 북 권력층 핵심 인사 역할을 맡았다. 제주를 배경으로 한 코믹물 <바람 바람 바람>에서는 택시 운전을 하는 바람둥이 석근으로 출연해 ‘웃음보따리’를 풀어낼 계획이다. 스릴러인 <목격자>에서는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목격자 상훈으로 출연해 범인과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을 벌인다.

영화 <보안관>에 출연한 배우 이성민.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해 못지않은 활약을 예고한 조우진도 빼놓을 수 없다. 조우진은 <돈>, <국가부도의 날>, <창궐>, <마약왕> 등 4편에 이름을 올렸다. 신입 주식 브로커가 여의도 최고의 작전설계자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돈>에서는 금융감독원 공무원 역을, 아이엠에프 위기를 일주일 앞둔 사람들의 뒤 이야기를 다룬 <국가부도의 날>에서는 재정국 차관 역을 맡았다. <창궐>에서는 야귀의 창궐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왕세자를 돕는 박 종사관으로 출연한다. “조만간 ‘이경영 쿼터제’를 ‘조우진 쿼터제’가 대신할 것”이란 충무로의 소문이 허튼소리는 아닐 듯하다.

지난해 눈부신 활약을 펼친 마동석은 <챔피언>에선 팔씨름 선수, <원더풀 라이프>에선 유도관장, <곰탱이>에선 체육교사 등 주로 ‘몸 쓰는’ 역할로 나온다. 여기에 <신과함께2>에선 집 지킴이 성주신으로 출연하는 등 4편을 개봉 리스트에 올렸다. <택시운전사>로 천만영화의 맛을 본 류준열은 <리틀 포레스트>, <독전>, <돈>, <뺑반> 등으로 다작왕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경영과 김의성 역시 ‘원조 다작 배우’ 명성에 걸맞은 작품으로 돌아온다. 이경영은 <물괴>, <자전차왕 김복동>, <게이트>로, 김의성은 <골든 슬럼버>, <도청>, <창궐>로 관객을 찾는다.

영화 <강철비>에 출연한 조우진. 뉴(NEW) ,제공
일부에선 ‘겹치기 출연’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정지욱 평론가는 “인지도를 바탕으로 관객과 투자자에 어필하기 쉬운 배우를 택하다 보니 모험 대신 안정적 캐스팅만 하고 있다. 멀티캐스팅이 유행하며 더 심화한 부분도 있다”며 “배우는 이미지가 굳어지고 관객은 식상해 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한 제작사 대표는 “특정 연령대에서 완성도 있는 연기력을 갖춘 배우가 한정적인 점, 한국영화가 범죄·액션 장르에 쏠려 캐릭터가 비슷비슷했던 점이 겹치기의 원인”이라며 “한국영화가 다양성을 회복해 가고 있어 향후엔 이런 현상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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