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7.06.29 11:55 수정 : 2017.06.29 22:00

배우 김수현. 코브픽쳐스 제공

4년 만에 영화 ‘리얼’로 스크린 복귀한 김수현
‘난해한 망작’ 혹평 속 빛나는 연기 펼치며 활약
1인3역·파격 노출·다양한 액션…‘종합선물세트’
“서른 되니 배우 김수현-인간 김수현 간극 좁아져”

배우 김수현. 코브픽쳐스 제공
지금까지는 말 그대로 승승장구였다. 아역으로 시작해 드라마 <해를 품은 달>(2012)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고, 영화 <도둑들>(2012)과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로 2000만명을 끌어모으며 스크린을 점령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2014)로는 아시아를 호령했다. 그런 배우 김수현(29)이 4년 만에 선택한 영화가 바로 <리얼>이다. 이번 작품으로는 어떤 ‘고지’를 점령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하지만 <리얼>은 난해한 스토리, 헐거운 연출력, 개연성 없는 전개 등으로 “김수현 필모그래피의 오점”이라는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 김수현으로서는 1인 3역 연기, 파격적인 노출 신, 다양한 액션까지 엄청난 공력을 쏟아부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아쉬움도 많을 터다.

개봉 첫날인 28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김수현은 공격적인 질문에도 담담하게 인터뷰를 이어갔다. “시사 뒤 언론에 나오는 리뷰를 꼼꼼히 읽었어요. 혹평이 많아 가슴 아프기도 했지만, 독특한 영화라 ‘난해하다’는 평가는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도 있겠다 싶어요. 스토리의 이쪽 끝과 저쪽 끝만 찾으면 엉킨 실타래를 금방 풀 수 있는데, 그걸 찾기 힘들어 어렵게 느껴지나 봐요.”

배우 김수현. 코브픽쳐스 제공
영화 <리얼>은 카지노를 경영하는 조폭 장태영(김수현)이 내면에 또 다른 자아가 사는 ‘해리성 장애’ 치료를 받으며 시작된다. 거칠고 폭력적인 장태영의 또 다른 자아는 소심한 모범생인 르포작가. 의사(이성민)의 독특한 치료법으로 장태영은 완치된 듯 보인다. 하지만 극악한 조폭 조원근(성동일)이 장태영의 카지노를 접수하겠다고 나서면서 위기에 빠진 장태영 앞에 의문의 투자자가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그 역시 이름은 장태영이며, 큰 부상으로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재활치료 중이다. 영화는 세 명의 장태영이 “누가 진짜 장태영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물고 물리는 방식의 복잡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전날 브이아이피 시사에서 눈물을 보였다는 김수현은 그 이야기가 나오자 다시 감정이 복받치는 듯 울컥했다. 그간의 마음고생이 묻어났다. “막내 스태프들이 맨 앞자리에 주르륵 앉아 ‘형’이라고 저를 부르더라고요. 그냥 같이 고생한 생각도 나고 해서 울컥했어요. 지금도 살짝 그러네요. 히히.”

김수현은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무섭다”는 생각을 먼저 했지만, 장태영이라는 다층적인 인물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영화를 선택했다고 했다. “전체 촬영 111회차 중 101회차를 찍을 만큼 비중이 엄청났어요. 무섭다는 말 속엔 그 부담이 포함되고요. 체력적인 부담도 컸고, 욕심만큼 3명의 장태영을 뚜렷하게 구분해 연기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도 컸어요. 하지만 시나리오는 제가 하고 싶은 역할을 모아놓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이 들 만큼 탐나더라고요.”

배우 김수현. 코브픽쳐스 제공
김수현은 영화 속 첫 장면부터 전라 노출 연기와 ‘센’ 대사를 선보인다. 설리와의 정사 신에 액션 강도도 만만치 않다. 그는 노출 신을 찍는 날이 다가올수록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을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캐릭터의 인상을 좌우하는 첫 장면부터 벗고 시작하니…. 흐흐흐. 이성민 선배님도 민망하신지 ‘컷’ 사인이 나면 고개를 돌려주시더라고요. 설리랑 촬영할 때는 몸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긴장했죠. 촬영 준비할 때도 전신 문신과 특수분장을 하느라 계속 웃통을 벗고 있었어요. 전신 문신 그리는 데만 6시간이 걸리더라고요.”

영화 속 김수현의 몸은 날렵하고, 액션은 절도가 있다. ‘김수현의 팬에겐 소장용 영화’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신을 만들어내기 위해 그는 살도 많이 빼고 촬영장에서까지 운동을 이어갔다고 했다. “62~63㎏까지 뺐어요. 주로 풀만 많이 먹었죠. 흐흐. 잔근육 칭찬을 하시던데 자세히 보면 들숨, 날숨도 없이 배에 힘 꽉 준 티가 날 거예요. 영화 속 액션은 복싱 기반이라 3개월 동안 복싱도 배웠죠. 근데 촬영 끝나고 10㎏이 쪄서 인생 최대 몸무게 찍었어요. 히히.”

‘진짜 나(장태영)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으로 요약되는 영화처럼 김수현 역시 ‘톱스타 김수현’과 ‘인간 김수현’ 사이의 간극 때문에 늘 갈등한다고 했다. “둘 사이 간극이 꽤 커 고민과 스트레스가 많았어요. 주변 사람과 눈 맞추며 마음 터놓고 얘기조차 할 수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한국 나이로 30대에 접어들고 여유가 생기면서 그게 좀 되더라고요.”

30대에 들어선 걸 강조하기에 30대 목표를 물었다. “군대 가기 전 드라마 한 편 더 찍는 것? 아직 30대 들어선 지 6개월 차라 구체적이진 않아요. 히히.” 대답 끝마다 웃음기가 어리는 ‘인간 김수현’은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속 ‘잘생긴 빙구’에 제일 가까워 보였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