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6.04 17:29
수정 : 2017.06.0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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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수 전주시장. 전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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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화제 조직위원장 김승수 시장
영화제서 ‘노무현입니다’ 1억 지원
어려움 겪던 제작진에 ‘가뭄끝 단비’
지난해 최승호 피디 작 ‘자백’ 상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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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수 전주시장. 전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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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본질은 만드는 기술에 있는 게 아니라 자유로운 표현에 있습니다. 영화는 표현의 해방구가 되도록 간섭하지 말아야 합니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인 김승수(49) 전주시장의 지론이다. 영화제는 최근 뜨고 있는 영화 <노무현입니다>가 제작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영화제작지원 프로그램인 ‘전주시네마 프로젝트’ 기금으로 1억원을 지원했다. 지난달 열린 이 영화 시사회에서 이창재 감독은 “2016년 6월 제작비가 없어 영화 제작도, 완성 후에 상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전주영화제가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며, ‘시가 제작 지원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용기를 내 도와줬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충직 집행위원장과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가 잘하고 있는 전주영화제에서 제 역할은 외압을 막고 영화제를 지켜주는 것이다. 3년 전 시장에 취임해 간섭하지 않기로 약속을 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18회나 된 전주영화제가 아직 복합영상문화공간 등 안정적인 기반 시설을 확보하지 못해 개·폐회식 장소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를 보니,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장면에서 바로 장례식 운구차 장면으로 넘어가더군요. 감정이 복받쳤어요. 시대정신을 지키려고 꿋꿋하게 산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정치인들이 본받아야 합니다.”
영화제는 지난해 국가정보원의 간첩조작 사건을 다룬 영화 <자백>을 상영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부산영화제에서 논란을 빚은 <다이빙벨>보다 더 세게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다. 이 때문에 자백을 만든 최승호 피디는 영화제가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하기도 했단다. “<자백>을 튼 뒤 모종의 압력이 있었죠.” 그는 자세한 얘기는 관련자의 피해를 우려해 하지 않았다.
김 시장은 세월호 펼침막을 이젠 내리자는 일부 주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거리의 빛바랜 세월호 노란 펼침막과 광장의 농성장 천막이 동시에 남아 있는 도시는 많지 않아요. 미관상 지저분하고, 이제 할 만큼 했으니 펼침막과 농성장을 철거하자는 주장에 수긍할 수 없어요. 옥외광고물법 적용을 받아야 하는데 법적 근거가 없다고 봅니다. 세월호 펼침막은 희생자 부모들의 찢어진 심장 아닙니까?”
그는 전주에서 17차례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에 개근했다면서 촛불을 자기반성의 기회로 삼았다고 했다. “내 주변에 최순실 같은 문제는 없는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요.”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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