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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6.01 15:46 수정 : 2017.06.01 21:14

영화 <악녀>의 주연을 맡은 배우 김옥빈. 뉴(NEW) 제공

칸영화제 초청받은 영화 ‘악녀’ 주연 김옥빈
강렬하고 무자비한 액션에 ‘한국판 킬빌’ 찬사
3개월반 ‘죽음의 훈련’도 이 앙다물고 버텨
‘여배우 원톱은 흥행 안 된다’ 편견 깨고 싶어
“이번에 배운 기술 살려 우아한 액션 찍고파”

영화 <악녀>의 주연을 맡은 배우 김옥빈. 뉴(NEW) 제공
“여성 원톱 액션영화다 보니 <킬빌>의 우마 서먼과 비교를 많이 하시는데, 저야 영광이죠. 우마 서먼보다 나은 점이요? 음…. 총, 쌍칼, 도끼까지 다양한 도구를 쓰는 숙련도는 제가 좀 더 낫지 않을까 싶어요. 하하하.”

한국형 여성 액션의 ‘진수’를 보여주는 영화 <악녀>(8일 개봉)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옥빈(30)은 한껏 들떠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김옥빈은 이 영화로 <박쥐> 이후 8년 만에 ‘제70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돼 레드카펫을 밟았다. 영화 상영 후 4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을 정도로 호평을 받았고 “지금까지 없었던 독특하고 강렬한 영화”라는 찬사도 받았다.

영화 <악녀> 주연 맡은 배우 김옥빈. 뉴(NEW) 제공
“8년 전 <박쥐>로 칸 뤼미에르 극장 앞 레드카펫을 밟았는데, 그땐 너무 어려서 그냥 정신이 없었어요. 길고도 긴 레드카펫을 걸으며 ‘끝이 어디지?’라고 생각했던 기억은 나요. 이번엔 레드카펫 너무 짧게 느껴지던데…. 하하하. 어려서 그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지 몰라 마음 속에 잘 담아두지 못했나 봐요.”

영화 <악녀>는 어릴 때부터 킬러로 길러진 연변 소녀 숙희(김옥빈)가 국가비밀조직에서 일하게 되면서 겪는 사랑과 배신, 복수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영화 시작 첫 15분 동안 펼쳐지는 액션부터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슈팅 게임이나 롤플레잉 게임을 하듯 1인칭 시점의 카메라로 진행되는 이 장면은 왜 이 영화가 ‘한국판 <킬빌>’, ‘여성판 <올드보이>’라 불리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영화는 이 밖에도 기관총, 도끼, 오토바이 위 칼싸움 등 다양하고 실험적인 액션 장면이 넘쳐난다. 카메라에 피와 살이 튀는 장면은 예사다. 고난도 액션임에도 김옥빈은 차 전복신이나 폭발신 등 특수효과가 필요한 장면을 빼고는 모두 대역 없이 소화해냈다.

“달력에 동그라미를 하나씩 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며 액션스쿨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7월에 연습을 시작했는데, 액션스쿨엔 에어컨도 없었어요. 정말 피와 땀을 흘렸다는 말이 맞아요. 정신없이 구르다 정신을 차리니 3개월반이 지났더라고요. 당시 액션스쿨에 <대립군>팀과 <불한당>팀이 옆에서 연습했는데, 이제 경쟁작으로 스크린에서 만나니 긴장도 되고(웃음) 반갑기도 하네요.”

영화 <악녀> 스틸컷. 뉴(NEW) 제공
김옥빈의 이를 더 앙다물게 한 것은 ‘충무로에 여배우 씨가 말랐다’, ‘여성 원톱 영화는 안 된다’는 편견이었다. 깨고 싶고 보여주고 싶었다. “촬영 실전에 돌입하면서 점점 자신감이 붙었어요. 연습이 헛되지 않을 만큼 멋진 장면이 카메라에 담기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흥행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게 됐어요. 최선을 다했으니 됐다고. 부디 제가 가능성을 보여줘서 앞으로 여성 원톱 영화가 더 많이 나오기만을 바라요.” 욕심을 내려놓았다면서도 그는 “청소년관람 불가 영화니 소박하게 200만 정도만 넘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강렬하고 무자비한 액션에 견줘 상대적으로 ‘설명’이 적고 여백이 많은 감정신을 소화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액션 못지않게 이 영화는 김옥빈에게 숙희를 이해하려는 무던한 노력의 과정이었다. “영화의 서사에 표현되지 않는다 해도 숙희의 내면이 변해가는 과정이 제겐 중요했어요. 아버지를 잃고, 남편을 잃고, 아이를 잃고, 동료를 잃고…. 사랑하는 모든 것을 차례로 잃고 삶의 의미마저 내려놓아 결국 ‘악’만 남은 숙희의 이야기를 몇 번이나 속으로 혼자 써내려갔어요.”

영화 <악녀> 스틸컷. 뉴(NEW)제공
외모만 보면 ‘순정만화’인데 <여고괴담>, <박쥐>, <여배우들>, <소수의견> 등 김옥빈의 필모그래피에는 ‘청순가련’ 따위는 없다. “나름 반전 매력 아닌가요? 하하하. 청순한 역할은 대부분 남자에 기대는 인물이잖아요. 전 진취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이 좋아요. 멜로를 하면 상대역을 보기만 해도 부끄러워서 피하고 싶기도 해요. 하하하.”

앞으로도 김옥빈의 작품 선택은 이런 취향에서 크게 멀어질 것 같지 않다. “땀과 노력이 없으면 절대 불가능한, 고생하는 영화가 좋아요. 이번 영화로 갈고 닦은 ‘기술’이 너무 아까워서라도 꼭 한 번 더 액션에 도전하고 싶어요. 이번엔 <와호장룡>처럼 좀 우아한 액션영화가 좋겠네요.”

유선희 기자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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