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4.25 19:23
수정 : 2017.04.2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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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보스 베이비> 속 한 장면. 드림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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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3일 개봉 애니메이션 <보스 베이비>
두 아기의 좌충우돌 모험담에
발칙한 상상력과 육아 현실 버무려
앨릭 볼드윈 목소리 연기 반전도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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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보스 베이비> 속 한 장면. 드림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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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아기는 어디서 오나요?”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익숙한 질문이다. “황새가 물어다 준단다~”, “다리 밑에서 주워 오지~” 같은 빈곤한 상상력에 기댄 답변은 이제 그만! 드림웍스 신작 애니메이션 <보스 베이비>는 ‘아이는 베이비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생산돼 각 가정으로 배달된다’는 발칙한 상상을 그 출발로 삼는다.
그런데 어디나 ‘불량품’(?)은 있는 법. 영화는 여기에 한술 더 뜬 설정을 덧붙인다. 공장에서 생산된 아기 중 특출한 능력을 가진 아기는 베이비 주식회사를 운영할 ‘보스 베이비’로 간택된다는 것. 아기의 탈을 썼지만 옹알이가 아니라 성인 뺨치는 언어를 구사하고, 멋진 정장에 선글라스, 번쩍이는 금시계를 차고 음악에 맞춰 엉덩이를 실룩대는 이 아기는 엄마·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팀’의 동생으로 배달된다.
사실 모든 아기는 집안의 ‘보스’다. 가족 전부 이 작은 ‘요물’의 명령에 따른다. 울면 우유를 대령하고, 보채면 안아주며 24시간 대기태세를 유지한다. 그런 점에서 <보스 베이비>의 설정은 무릎을 탁 치게 할 만큼 적절하다.
어쨌든 엄마·아빠의 보살핌도, 자장가도, 동화책 낭독도 모두 빼앗긴 팀은 보스 베이비의 정체를 폭로하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적을 이길 수 없다면 동지가 돼라’고 했던가. 보스 베이비가 ‘퍼피 주식회사’의 늙지 않는 강아지 ‘포에버 퍼피’ 출시를 막으려 파견근무를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팀은 엄마·아빠의 사랑을 되찾으려고 보스 베이비와 공조를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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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보스 베이비>. 드림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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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 베이비>는 끝모를 상상력으로 무장한 채 97분 내내 관객들의 배꼽을 쏙 빼놓는다. 퍼피 주식회사를 막으려는 두 아기의 좌충우돌 모험은 저절로 ‘엄마·아빠 미소’를 짓게 할 만큼 사랑스럽다. 단순히 재미에만 치중한 것도 아니다. 현실에 관한 적절한 문제의식도 녹아 있다. 세계적인 출산율 저하로 아기는 점차 줄어들고, 애완동물이 가족으로 자리잡는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영화 속 베이비 주식회사 간부들은 “(애완동물 때문에) 아기들은 옛날만큼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부르짖는다. 팀이 새롭게 배달된 보스 베이비와 티격태격 갈등을 겪는 상황 역시 동생이 생긴 첫째가 겪는, 흔하지만 애처로운 두려움과 불안감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현실적이다. 영화를 통해 상당수 부모와 아이가 겪게 되는 이런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이해와 유쾌·발랄한 ‘해법’도 찾아볼 수 있을 듯하다.
영화 전체를 감싸고 있는 주제는 너무나 뻔한 ‘가족애’지만, 그걸 찾아가는 과정은 뻔하지 않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다. 보스 베이비 목소리 연기를 맡은 할리우드 명품 배우 앨릭 볼드윈의 근엄한 반전 목소리를 듣는 것도 깨알 재미다. 아이와 부모가 손잡고 함께 볼 영화로 제격이다. 5월3일 개봉. 전체 관람가.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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