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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4.19 16:26 수정 : 2017.04.19 21:59

패스트푸드 대명사 맥도날드 이야기 다룬 <파운더>
진짜 창립자는 레이 크록이 아닌 맥도날드 두 형제

영화 <파운더>의 한 장면. CGV아트하우스 제공
#120개국(맥도날드가 진출한 국가)
#36000개(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
#1,900,000명(전 세계 맥도날드 종업원 수)
#70,000,000명(하루 평균 맥도날드를 찾는 손님 수)
#30,000,000,000,000원(2015년 기준 1년 총매출액 규모)

‘황금 아치’로 상징되는 외식업계 공룡 맥도날드를 숫자로 살펴보면 이렇다. 전 세계에 ‘맥도날드=햄버거=패스트푸드’라는 공식을 각인시키며 미국 자본주의의 대표적 성공신화로 자리매김한 60여년 역사의 결과다. 영화 <파운더>(20일 개봉)는 겉으로 보기엔 ‘아메리칸 드림의 실현’처럼 보이는 과정을 찬찬히 되짚어보는 실화영화다.

레이 크록(마이클 키튼)은 밀크셰이크 믹서기를 파는 52살의 한물간 세일즈맨이다. 1954년 어느 날, 그는 서부 시골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한꺼번에 믹서기 6대를 주문받는다. 미심쩍은 마음에 그 가게를 직접 찾은 레이는 엄청난 인파로 붐비는 가게를 보고 충격에 휩싸인다. 햄버거와 감자튀김, 음료로 구성된 최소한의 메뉴, 철저한 분업에 따른 효율적이며 반복적인 작업 공정, 수십초 만에 햄버거가 만들어지는 놀랍게 빠른 시스템, 그리고 가게 앞의 황금 아치. 이 모든 것에 사로잡힌 레이는 곧바로 가게 주인인 맥도날드 형제에게 그들의 이름을 건 프랜차이즈를 제안한다.

이후 펼쳐지는 상황은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가족주의, 종업원의 복지, 최상의 품질 관리를 우선으로 하는 순박한 맥도날드 형제와, 미국 전역을 맥도날드 공화국으로 만들려는 약삭빠른 레이가 대립할 때 누가 승자일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영화 <파운더>의 한 장면. CGV아트하우스 제공
영화는 자본도, 특출난 아이디어도 없지만 ‘야망’과 ‘끈기’로 무장한 채 맥도날드를 전국구 프랜차이즈로 끌어가는 레이의 모습을 통해 개발시대 미국 기업가의 전형을 보여준다. 사람을 꾀는 남다른 수완과 공격적인 영업을 감행하는 배짱, 남의 아이디어를 가로채는 영악함, 필요하면 동업자도 칼 같이 잘라내는 냉혹함까지. 이후 레이는 점포의 숫자가 아니라 아니라 점포가 들어서는 부지(부동산) 임대가 돈을 벌어다준다는 ‘현대 자본주의의 정수’를 깨닫고 재벌로 거듭난다. 그리고 결국 맥도날드 형제로부터 ‘이름’(상표권)마저 빼앗는다.

미국 햄버거의 대표명사 맥도날드의 역사를 다뤘다는 점만으로도 이 영화는 미국적이다. 맥도날드가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미국 자본주의의 민낯이 엿보인다. 무엇보다 포디즘과 쌍둥이인 맥도날드의 ‘스피디 서비스 시스템’ 자체가 바로 미국식 문화의 상징이 아닌가.

영화 <파운더>의 한 장면. CGV아트하우스 제공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45초(주문 확인부터 햄버거를 완성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17분30초(맥도날드 햄버거가 배달되는 데 걸리는 시간), 6470원(빅맥세트 하나 겨우 사먹을 수 있는 최저시급). 맥도날드가 전파한 미국식 자본주의는 ‘약탈자’의 모습을 하고 전 세계를 여전히 휘젓고 있다. 영화 <파운더>가 단순히 글로벌 기업을 일군 기업가의 비하인드 스토리만으로 읽히지 않는 이유다.

유선희 기자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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