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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2.16 14:19 수정 : 2017.02.16 16:41

<루시드 드림>의 대호 역을 위해 고수는 18㎏을 찌웠다가 뺐다. 뉴 제공

영화 ‘루시드 드림’서 아들 찾는 기자로 분해

<루시드 드림>의 대호 역을 위해 고수는 18㎏을 찌웠다가 뺐다. 뉴 제공
“운 게 기사가 되나요?” 고수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한 인터뷰에서 어떤 장면에서 눈물을 흘렸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전날 있었던 <루시드 드림>(김준성 감독) 기자 시사회 뒤 간담회에서 강혜정(소현 역)은 “남자에게 티슈 건네긴 처음”이라고 농담을 했다. 고수는 이에 대해 “울지 않았다. 눈에 먼지가 들어간 것일 뿐”이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자신의 행동이 과대포장되거나, ‘홍보’되는 것에 대해서 쑥스러운 듯했다. 영화를 위해 살을 17~18㎏ 찌웠다가 뺐는데도 홍보팀에다가는 “그냥 연기를 위해 필요한 건데, 홍보할 게 뭐 있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루시드 드림>에서 고수는 대기업 비리를 캐는 기자 최대호로 분했다. 첫 등장, 고수가 티셔츠를 벗으면 배가 출렁거린다. 분장이 아니다. “제 배예요.” 대호는 놀이공원에 놀러갔다가 아이를 유괴당한다. 3년의 시간이 흐르고 나타난 대호는 살이 쑥 빠져 있다. “감독님이 1주일 시간을 주셨어요. 다른 촬영을 하고 있을 테니 빼고 오라고요.” 많이 먹고, 안 먹는 식으로 다이어트를 했다. 살이 쪄서 나오는 장면이 짧고 분장으로 커버할 수도 있을 텐데, 고지식하게 살을 찌우고 뺐다. “3년 동안 아이를 찾아다니는데, 대호가 밥을 제대로 못 먹고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촬영 중에도 별로 음식을 즐기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현장에 갈 때도 힘이 없는 상태로 갔다. 없는 에너지를 쥐어짜는 것같이 연기했다.”

영화는 흔히 ‘자각몽’이라고 하는 ‘루시드 드림’을 소재로 가져왔다. 깨어 있는 것을 자각하면서 꾸는 꿈을 말한다. 대호는 꿈을 이용하여 범인을 찾는다는 뉴스를 보고 루시드 드림을 연구하는 소현을 찾아가고, 공유몽을 통해 다른 사람의 꿈속으로 들어간다. 사실을 중시하던 기자가 의심 없이 ‘유사과학’에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3년간 온갖 일을 다 해보았기 때문에 그런 뉴스에 쉽게 혹했을 것”이라며, “기자 대호가 성격까지 바꿔가며 붙들고 놓지 않았던 건 ‘믿음’ 하나뿐”이었다고 말한다. 다들 죽었다고 해도 그는 아들이 살아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이런 대호를 날것으로 연기하려 했다. “하다 보면 기술, 기교를 부리게 되는데, 최대한 자제하려고 했다. 마지막 장면을 위해서 하나하나 쌓아갔고 관객들이 거기에 반응하리라고 생각한다.”

고수는 <집으로 가는 길>에서 아내(전도연)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는 남편을 연기했고, 올 개봉 예정작인 <이와 손톱>에서는 약혼녀의 죽음의 비밀을 쫓는 남자를 연기한다. 그의 ‘선한 사람’ 이미지에 ‘절박함’이 더해질 때 쉽게 공감을 이끌기 때문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대본 속에서 변화와 성장을 겪는 인물을 좋아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는 ‘선’의 입장에 선 인물을 주로 연기했는데 요즘에는 반대편에 있는 인물들도 궁금해지긴 한다.”

영화는 22일 개봉한다. 제이와이제이 출신 박유천이 자각몽 속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디스맨’으로 나오고, <강철중>과는 많이 다른 지적인 경찰 ‘방섭’을 설경구가 연기한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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