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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2.15 15:12 수정 : 2016.12.15 21:09

21일 개봉 <마스터> 사기꾼 진회장 역할
“연기 인생 통틀어 몇번 안되는 악역”

이병헌.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너무나 전형적인 캐릭터로 보여지는 게 싫었어요.”

<내부자들> 안상구, <밀정> 정채산, <마스터>의 진 회장에서 이병헌이 공통적으로 바란 것은 한 가지였다. 선과 악의 전형성에 갇히지 않는 것. <내부자들>과 <밀정>에선 성공적으로 그 임무를 수행했던 그가 <마스터>에서도 해냈을까? <마스터> 개봉을 일주일 남긴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이병헌을 만났다.

<마스터>는 사기꾼 진 회장(이병헌)이 다단계 회원들을 모아놓고 연설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연설에서 그는 밝은 미래를 그려보이며 회원들의 확신에 찬 투자를 받아내고 그런 자신이 대견해 눈물까지 비춘다. “연기 인생을 통틀어 몇번 안 되는 악역”을 맡으며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절대로 관객에게 친근감을 줘선 안된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싸늘해지는 인간이고 어떻게 저런 인간이 있을까 치가 떨리는 사람이고 싶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나쁜 사람 말이다.” 그는 끊임없이 그가 맡은 캐릭터의 다른 면을 보여주려고 했다. “<밀정> 정채산을 연기할 때 김지운 감독님에게 ‘이 캐릭터의 곧은 성품을 한번만 뒤틀어 보자’고 제안했다. 너무나 전형적인 캐릭터로 보여지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 감독님이 ‘전형적인 것을 정말 힘있게 가져가면 그것이 더 진정성있게 느껴질 것’이라고 해서 받아들였다.”

영화 <마스터> 한 장면. 씨제이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나 결국 캐릭터들은 이병헌을 거치면서 비열한 듯 슬퍼보이고, 올바른 듯 퇴폐적인 느낌으로 바뀌었다. <마스터>에선 함께 연기한 배우 김우빈이 “밀실에서 이병헌 선배에게 배신을 고백할 때 진심으로 무서웠다”고 할 만큼 악에 쏠려 있었지만, 관객들을 웃기는 역할 또한 여전히 그의 몫이었다. 억양만 필리핀 스타일인 엉터리 영어, 종교집단 교주 같기도 하고 악덕 기업주 같기도 한 태도는 대부분 이병헌의 아이디어였다고 했다. “<광해>에서 세숫물을 마신다든가 <내부자들>에서 화장실에서 떠드는 장면처럼 아이디어를 내서 찍기를 좋아하는데 그런 장면은 대부분 엔지가 많이 난다. 10번씩 다시 찍다 보면 현장은 고요한데 나만 웃고 있으니까 민망해진다. 그만할까 싶다가도 100만 넘는 사람들이 볼텐데 챙피해도 좀 더 하자고 해서 찍은 장면들이다.” <마스터>에선 마지막 에필로그 장면이 그의 아이디어로 새롭게 태어났다고 했다.

<내부자들>의 뜻하지 않은 흥행으로 시작한 2016년, 이병헌은 쉬지 않고 달렸다. 9월엔 <밀정>과 <매그니피센트7> 두 출연작이 동시 개봉하기도 했고 12월엔 <마스터>다. 그는 내년에 20억 초반 예산의 작은 영화 <싱글라이더>로 심기일전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시나리오를 보고 그 상상력에 깜짝 놀랐다. 영화는 잔잔하지만 보고 나면 파동이 엄청 클 것”이라고 장담하는 그의 마음은 벌써 다음 영화로 달리고 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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