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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1.30 13:57 수정 : 2016.11.30 21:11

영화 <두 남자>서 가출팸 리더역
“촬영 1달 전에 담배부터 배웠어요”
미성년 이미지 활용 영리한 전략 눈길

영화 <두 남자>로 생애 처음 하드보일드 액션물의 주연을 맡은 샤이니의 최민호. 엠씨엠씨 제공

“나한테 이런 얼굴이 있었구나, 깜짝 놀랐어요.” 배우 최민호는 생전 처음 잡초같은 자신의 모습을 만났다. 1일 개봉하는 영화 <두 남자>에서 천사같은 얼굴로 닥치는 대로 나쁜 짓을 저지르고 아무에게나 짓밟히는 거리의 들짐승 같은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늘 정해진 틀 안에서 살아와서 그 테두리를 벗어날 생각을 하면 겁쟁이는 아닌데 겁이 난다. 이 영화 찍은 게 내 생애 최고의 일탈”이라고 말하는 그를 30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가출팸의 리더로 휴대폰이나 오토바이를 훔쳐 하룻 밤 잘 곳을 마련하는 주인공은 최민호가 살아온 세계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담배를 못피웠는데 담배 피우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이려면 한달은 걸릴 거라는 말에 촬영 1달전부터 담배를 피우는 걸로 영화를 준비했다”는 그는 자신이 모르는 불안한 십대들의 세계를 공부하듯 배웠다. 고등학교때 아이돌 그룹 샤이니 멤버로 데뷔한 뒤 귀공자같은 외모로 그의 이미지는 항상 판타지 세계에 있었다. 드라마 <메디컬 탑팀> <처음이라서>, 영화 <계춘할망> 등으로 배역을 늘려왔지만 반듯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담배 피울때마다 영화 생각을 했다. 하루 1갑씩 피웠는데 나에겐 영화 촬영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의식과도 같은 일이었다”고 했다. 하루의 대부분을 그룹 활동으로 보내지만 연기는 그에게 정말 간절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원래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고등학교때 어쩌다 그룹으로 후다닥 데뷔하다보니 자신감이 너무 없어서 데뷔 초반이 제겐 가장 슬럼프였죠.” 아이돌 활동 초반 연기를 배우다가 “내가 지금 (남들이 시키는대로 하는) 꼭두각시가 되는 것 같아서 때려치웠다”는 그가 적은 예산에 어두운 캐릭터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두 남자>를 찍은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영화에서 그는 미성년자를 도우미로 고용하며 불법 노래방을 운영하는 역할을 맡은 마동석에게서 자신의 여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진다.

“다 알고 하는 연기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서툴게 했던 게 이 영화에는 맞아 떨어졌다”는 최민호의 자평이 정확하다. 복수조차도 힘이 딸리는 미성년의 얼굴을 간직한 그는 어른들의 비정한 세계에서 점점 만신창이가 되어가는 역할에 더없이 맞춤했다. 최민호가 아이돌의 얼굴을 유지했다면 ‘두 남자’는 서로 겉돌았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만 앞서고 주먹은 약한 최민호가 피와 흙범벅이 되어갈 수록 영화에선 존재감이 커졌다. “액션을 원래 잘하는 편이 아닌데 내가 봐도 이건 밟혀야 끝나겠구나 싶어서 배우들한테 그냥 밟어, 진짜 밟으라고 그랬어요.” 왜 이렇게 밟히고 뒹굴면서까지 배우의 길을 가고 싶을까?

“스타디움에 서면 10만명이 저만 쳐다봐요. 혼자 선 무대에서 관객들의 물결이 제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뭐라 표현할 수가 없죠. 그런데 금방 익숙해져요. 관객들이 개별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10명 앞에서 노래하는 것보다 떨리지가 않죠. 연기할 땐 나중에 내 영화를 볼 누구의 얼굴도 안보이잖아요. 노래할 땐 어떤 제스처를 취하면 바로 반응이 터지는데 연기는 알 수가 없어요. 그 긴장과 떨림이 좋아요.” 말하자면 가수보다는 배우가 훨씬 긴장되고 역동적이라는 최민호는 1일 <두 남자> 개봉을 앞두고 그 긴장감을 맘껏 누리는 중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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