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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1.24 13:16 수정 : 2016.11.24 21:13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 주연 공효진
중국어로 말하는 알 수 없는 여자 연기
“영화도 공블리하긴 지겨워…변신 욕구”

<미씽: 사라진 여자>로 스크린에 돌아온 배우 공효진. 메가박스 플러스엠 제공
영화 <미쓰 홍당무>에서 사진 찍는 줄에 끼어들지 못하고 맨 뒤에서 있는 힘껏 뛰어오르던 공효진의 새빨간 얼굴은 이 영화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다. 영화 <고령화가족>은 엉망이 된 가족들 사이에서 슬며시 웃어버리던 공효진의 얼굴로 요약된다. 30일 개봉하는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은 길바닥으로 쫓겨나야 할 순간 아기를 향해 힘껏 웃어보이는 공효진의 표정으로 기억될 것이다.

“작품수가 많아지다보니 예상치 못한 표정을 짓고 싶고 의외의 느낌으로 대사를 하고 싶은 욕구가 커요.” 2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공효진은 그가 작품마다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미씽…>은 돌이 갓 지난 아이를 데리고 동분서주하는 싱글맘 지선(엄지원)과 어느날 갑자기 지선의 아이를 데리고 사라지는 한매(공효진)의 이야기다. 지선이 아이를 찾아 나서는 5일간의 행적을 그린 영화에서 낯선 땅 한국에서 차별받고 배척당한 중국 여자의 슬프고도 잔인한 사연이 하나둘씩 밝혀진다. 공효진은 사악한지 허약한지, 잔인한지 따뜻한지, 때론 무섭고 때론 낯선 얼굴로 관객들을 헷갈리게 한다.

‘공블리’라는 별명으로 드라마에선 줄곧 사랑스러운 역을 했던 그가 “내가 여지껏 했던 작품 중 가장 어둡고 불쌍한 캐릭터”를 맡은 이유는 무엇일까? “저도 드라마 볼 땐 마음이 콩닥콩닥, 몽실몽실했으면 좋겠고 긍정의 빛이 발산되는 여주인공이 힘든 일상 즐겁게 보내는 이야기를 보고 싶긴 한데 너무 이런 이야기만 하다보면 다 지겨워요. 영화는 긴 머리도 지겹고 웃는 얼굴도 지겨워서 폭발할 것 같을 때, 몇 달 동안만이라도 다른 이야기를 좀 하고 싶은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서 하죠.” “영화에서도 공블리하긴 지겹다”는 그는 “드라마 시청률엔 예민하지만 영화 찍을 땐 흥행에 신경쓰지 않는다. 좋은 작품 골랐구나, 다른 사람처럼 변신했구나 이런 칭찬이 듣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얼마전 방영된 에스비에스 드라마 <질투의 화신> 땐 배우 조정석과 서로를 칭찬하며 연기했다. “서로 찍고 오면 ‘아우, 잘 한다’ ‘야 너 정말 잘해’하면서 감탄했어요. 조정석씨와 저는 연기 지향이 비슷한 것 같아요. 평범한 장면에서도 남들과는 반대의 연기를 제시해보고 싶어해요. <미씽…> 땐 지원 언니한테 의지했어요. 제가 특이한 영화 좋아하니까 지금까지 나왔던 영화 관객수 다 합쳐도 천만이 못될 거에요. 언니가 ‘괜찮아 이번엔 내 운을 믿어’ 그러더라고요.”

<미씽: 사라진 여자> 의 한 장면 메가박스 플러스 엠 제공
엄지원과 공효진 두 여자 배우가 주연을 맡고 이언희 여자 감독이 만든 <미씽…>은 색깔 있는 여자 영화다. 영화는 한국인 워킹맘과 중국 출신 베이비시터라는 상반된 두 여자들이 사실은 학대당하는 모성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한 처지에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 한다. “두 여자 주연과 여자 감독이 다수의 남자 스태프와 일하는 현장은 다른 곳과 분위기가 달랐어요. 남자 스태프들은 이건 엄마 이야기라고 하면 배우와 감독은 ‘아니다, 여자가 모성애라는 무기로 살고 있는 이야기’라고 했죠. 남자 관객들에게 이해받으려면 스태프부터 설득해야겠구나 해서 셋이 똘똘 뭉쳐서 늘 뭔가와 싸워 이야기를 만든 현장이기도 했어요.”

그 결연함은 영화 곳곳에서 묻어난다. 영화 속 공효진은 수없이 맞거나 다치면서도 좀체 울지 않는다. “이 영화의 주요 관객인 여성들에게, 아이를 사랑하고 지키고 싶은 엄마들에게 제가 한매를 사랑하고 불쌍하게 여기는 이유를 모두 이해받긴 어려울 거에요. 하지만 영화를 찍으면서 중국에서 온 이모님들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싶었죠. 촬영할 때 어떤 장면에선 울어버릴까 생각했는데 결국엔 ‘괜찮아 나 지지 않을 거야’ 이런 태도로 찍었어요.” 주인공의 불행은 이미 시나리오에 정해져 있었지만 견뎌내고 맞서는 <미씽…>의 주인공은 배우 공효진이 만든 것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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