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0.13 16:50
수정 : 2016.10.13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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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백> 포스터. 엣나인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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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개봉…‘상영관 줄이기’ 외압 논란 속 예매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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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백> 포스터. 엣나인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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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매율은 3위, 극장수는 10위. 13일 개봉하는 영화 <자백>의 이상한 기록이다.
국가정보원의 간첩 조작 사건을 담은 다큐멘터리 <자백>이 대형 극장체인인 씨지브이와 롯데에도 스크린을 확보해, 상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여전히 적은 상영관과 비인기 시간대 편성 등으로 축소 상영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자백>은 개봉 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4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모으고 전국에서 2만명 가까운 관객들이 사전시사회에 참석했다. 씨지브이와 롯데시네마가 사전 시사회를 거부하면서 대형 극장체인들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영화 상영을 기피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자백>은 개봉을 하루 앞둔 12일엔 영화 <럭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에 이어 예매율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정작 이 영화를 상영하는 곳은 3대 멀티플렉스를 모두 합쳐도 100곳이 되지 않는다. 13일 기준 씨지브이와 롯데시네마는 각각 26곳, 메가박스는 40곳에서 <자백>을 상영한다. 씨지브이의 경우 <자백>과 같은 날 개봉하는 <바스티유 데이>, <어카운턴트>, <춘몽> 등은 예매율은 훨씬 낮지만 3~5배 많은 상영관을 배정하고 있다. 상영시간대도 다양성 영화관을 제외하면 대부분 늦은 밤이나 오전에 몰려 있다.
씨지브이 쪽은 “수익성을 근거로 결정됐을 뿐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해명했다. 조성진 홍보팀장은 “영화 인지도와 관객 관람 의향 등 여러 자료를 보고 상영관을 결정하는데 굳이 비교하자면 지금 상영하는 독립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만약 주말에도 좌석점유율과 예매율이 올라가면 상영관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시네마 쪽도 “애초 31곳 상영을 약속했다가 26곳으로 줄인 것은 사실이지만 개별 극장 사정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 예매율을 의미있게 보고 있다. 상영관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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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8일 서울 대한극장에서 열린 <자백> 사전시사회 모습. 엣나인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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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백> 제작사 쪽은 “초기에 상영관을 주지 않아 흥행을 차단할 의도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최승호 감독은 “<다이빙 벨> 땐 예고편 조회수가 낮다는 이유로 상영을 거부했던 씨지브이가 이번에는 인지도를 문제 삼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자백>이 다른 영화보다 인지도가 낮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권력 눈치보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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