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6.10.06 20:36 수정 : 2016.10.06 21:26

6일 개막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이모저모

배우 김의성이 6일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영화제 독립성 보장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영화인단체 절반의 불참과 개막 전날 태풍 ‘차바’까지 덮친 우여곡절 속에 부산국제영화제가 21번째 시작을 알렸다.

6일 저녁 7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앞두고 국내외 영화인 160명이 레드카펫에 모습을 드러냈다. 개막식 사회는 영화 <감시자들>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설경구·한효주가 맡았다.

영화인들은 그동안의 파행에 대한 안타까움과 새로운 출발에 대한 우려 섞인 기대를 드러냈다. 이날 상영된 개막작 <춘몽>에 배우로 출연한 양익준 감독은 “자유롭게 살고 싶네요. 마음 무겁지만 새로운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배우 김의성은 “영화제 독립성 보장”이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레드카펫을 밟았다. 또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영화인 비대위) 소속 영화인들은 개막식장 입구에서 ‘부산영화제 파행에 대한 부산시의 사과와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명예회복을 요구하는 내용의 스티커를 나눠줬고, 정지영 감독 등 일부 참석자들은 이를 붙이고 입장했다. 민간 자율 영화제의 시작으로 보는 시각과 불완전한 봉합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혼재된 가운데 개막식 참석을 선택한 영화인들의 마음을 보여주는 풍경이다.

6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개막작 <춘몽>의 주역들이 레드카펫을 걷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양익준, 박정범, 장률 감독, 한예리, 이주영. 부산/연합뉴스
부산영화제는 올해부터 민간 체제로 진행된다. 지난해까지 당연직 조직위원장이었던 부산시장이 개막 선언을 하면 축포가 터졌지만 올해는 개막 선언과 축포가 사라졌다. 지난 7월 정관 개정을 통해 민간 이사회 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2014년 영화 <다이빙벨>을 둘러싼 부산시의 외압 논란은 영화제의 자율성 보장과 표현의 자유 논쟁으로 확대되어 왔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영화제 조직위원장을 사퇴하고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 체제에서 첫 민간 주도로 영화제가 치러지게 됐지만 아직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영화인 비대위’ 소속 9개 단체 중 4곳만이 보이콧을 철회한 가운데, 상당수 영화인들은 영화제 자율성이 지켜질지 여부 등을 지켜보겠다는 태도다.

개막작 <춘몽>은 이번 영화제의 고민과 바람이 역력히 드러나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 조선족 출신 장률 감독은 서울 수색역 근처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탈북자, 뇌전증 환자, 조직폭력배 등 사회 주변부 청년들이 한동네 친구로 살아가는 광경을 그렸다. 한예리가 여주인공을 맡았고, 그를 둘러싼 세 친구로 <똥파리> 양익준 감독, <용서받지 못한 자> 윤종빈 감독, <무산일기> 박정범 감독이 나온다. 배우 신민아, 유연석, 김의성, 김태훈 등도 연기를 펼친다. 부산영화제 불참을 선언한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까지 출연하는 등 영화계의 다양한 직군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한데 모인 작품이다.

이번 영화제에선 15일까지 세계 69개국 299편(최초 상영작 123편)의 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세계적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는 신카이 마코토, 구로사와 기요시, 이상일, 그리고 벤 영거 감독의 작품이 초청됐으며, 폐막작으로는 이라크 후세인 하산 감독의 <검은 바람>이 선정됐다. 영화제 기간 이병헌·손예진·윤여정 등 한국 배우들과 아오이 유, 오다기리 조 등 해외 배우들이 공개무대에서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오픈 토크도 진행된다. 다만 지난 5일 태풍 ‘차바’가 해운대 백사장 만남의광장 앞에 설치된 야외무대 ‘비프빌리지’를 날려버린 탓에, 오픈 토크 등 22건의 야외 행사는 모두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으로 옮겨 진행된다.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영화제의 주요 행사인 게스트 초청 행사나 투자배급사 파티가 지난달 28일 시행된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영향으로 취소되는 등 영화제는 예년보다 작고 조용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대표 투자배급사들도 매년 진행해왔던 각종 파티를 대부분 취소했다. 개막식 초대 좌석도 축소됐다. 부산시가 초대권을 받아 배부하는 행위가 김영란법 위반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대신 일반 관객의 자리는 1000석 더 늘어났다.

부산/남은주 김광수 기자 mifoco@hani.co.kr

강수연 집행위원장(왼쪽)과 김동호 이사장이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