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과 김성수 감독의 네번째 만남 ‘아수라’ 28일 개봉
‘조금 나쁜’ 것은 지는 것이다. 극악해야 한다. 극악한 것이 더 극악한 것들과 경주를 한다. 아수라판이다. 김성수 감독은 “왜 똘마니들은 보스에게 충성을 다할까, 무슨 사정이 있을까를 따라가보고 싶”었던 데서 영화 <아수라>가 시작됐다고 말한다. 그 똘마니가 정우성(한도경)이다. 김성수 감독과 <비트>와 <태양은 없다> <무사>를 함께한 뒤의 네 번째 합작이다.
한도경이 ‘권력의 개’가 된 것은 약점이 많아서다. 아내는 말기 암에 걸렸다. 가늠할 수 없는 병원비는 아내의 이복오빠이자 안남시 시장 박성배(황정민)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대가는 크다. 박성배는 당선 무효가 될 수 있는 벌금형을 받았다. 2심 전 도경은 정보원 작대기(김원해)를 시켜 불리한 증언을 할 증인을 사라지게 한다. 작대기에게 대가를 건네는 현장에 황 반장(윤제문)이 나타난다. 작대기는 마약 주사기를 꽂고 미쳐 돌아다니고 황 반장은 사건 냄새를 맡고 쫓아오고 도경과 형님동생 하는 사이인 경찰 후배 선모(주지훈)는 사정을 모른 채 치달린다. 도경은 “씨발”거리며 패닉에 빠진다. 결국 5만원권 지폐가 뿌려진 옥상, 도경이 철조망에 밀어붙인 황 반장은 2층에서 떨어져 즉사한다. 도경의 또 하나의 약점이 생긴다.
안남시는 재개발이 한창이고 누가 더 크게 먹을 건가를 두고 두 패로 갈려 싸우는 중이다. 박 시장의 반대편에 재개발위원회가 있고, 2심에서 물을 먹은 검찰도 한통속이다. 검사 김차인(곽도원)은 도경의 약점을 잡고 육박해온다. 시장은 또 다른 약점을 잡고 한결같은 충성심을 요구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아등바등하는 ‘조금 나쁜 놈’ 도경은 영화를 여는 내레이션처럼 “살기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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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의 한도경(정우성)은 약점을 내비친 뒤 끊기지 않는 폭력의 연쇄고리 안으로 들어온다. 사나이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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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질문을 하는가, 누가 누구를 만질 수 있는가는 <아수라>에서 권력의 성질로 보여주는 요소다. 권력자 박성배 시장(황정민)은 도경을 자기 몸처럼 조종할 수 있다. 사나이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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