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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벨바그 대가’ 자크 리베트 회고전 |
프랑스의 영화평론지 〈카이에 뒤 시네마〉에서 평론을 하다가 카메라를 든 누벨바그 감독 중 한 명인 자크 리베트(77) 회고전이 4일부터 13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리베트는 평론가 시절 누구보다도 필명을 날렸던 인물로, 장 뤼크 고다르를 제외하고는 활동이 잦아든 동세대의 감독들과 달리 최근까지도 왕성한 창작을 하고 있는 감독이다. 그러나 연출 편수에서는 비교적 과작인 탓에 동료 고다르는 “그가 10편의 영화를 만들었다면 그는 아마 나보다 훨씬 더 유명해졌을 것”이라는 존경어린 말을 남기기도 했다.
데뷔작 〈파리는 우리의 것〉(1960)에서 지난해 국내 개봉한 〈알게 될 거야〉(2001)까지 장편 10편과 비평가 시절 만들었던 단편 〈양치기 전법〉(1957), 텔레비전 시리즈 중 하나로 스승인 장 르누아르를 인터뷰한 〈우리의 후견인 장 르누아르〉 등을 상영한다. 두 번째 영화 〈수녀〉는 종교적 스캔들을 일으키며 개봉이 금지되는 수난을 겪었지만 리베트의 실험은 누벨바그의 충격이 사그라지기 시작한 60년대 후반부터 도리어 황금기를 맞는다. 4시간짜리 〈미치광이 같은 사랑〉을 비롯해 무려 12시간이 넘는 〈아웃 원: 유령들〉 등 통상적인 상영시간을 뛰어넘는 영화들에서 혁신적인 서사구조를 도입했으며, 한국 개봉 당시 누더기 편집 상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누드 모델〉은 예술적 창작 행위에 대한 뛰어난 성찰로 극찬받았다. 이 밖에 〈잔다르크〉 〈셀린느와 줄리 배 타러 가다〉 〈대결〉 등을 상영한다.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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