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06 17:16
수정 : 2019.06.0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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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하늘이 높은 미세먼지 농도로 뿌옇게 변해 있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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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하늘을 뒤덮은 미세먼지가 한국 내부에서 자체 생성된 것인지, 아니면 '중국발'인지를 두고 한중 양국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영국 BBC방송이 6일(현지시간) 한국의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를 조명했다.
방송은 '한국의 공해:'미세먼지'의 근원은 중국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호흡기 질환을 앓는 네 살배기 아들을 보다 못해 다른 엄마들과 함께 정부를 상대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요구하는 운동을 벌이는 주부 황모 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서울에 거주하던 황 씨는 아들의 건강을 위해 대기오염이 상대적으로 덜한 서울에서 벗어나 수도권으로 이주한 뒤 아이들의 '숨 쉴 권리'를 지켜달라며 정치권을 상대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황 씨를 비롯한 엄마들은 "아이들은 그저 밖에 나가 놀고 싶어한다. 특별한 걸 원하는 게 아니라 그저 계절의 변화를 즐기고 싶어한다. 우리가 아이들에게서 그런 걸 빼앗아간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BBC는 지난 수십년간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써온 한국 정부가 이제는 공기가 자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새로운 적'이 내부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외부에서 온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방송은 한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오염물질이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해서는 엇갈린 진단이 있다고 소개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염된 공기가 중국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실제로 오염물질의 최대 60%가량이 중국의 공업단지와 화력발전소에서 한국 쪽으로 날아온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한국 쪽에 문제가 있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BBC는 한국을 뒤덮은 대기오염의 근원지를 확인하기 위해 한반도와 중국 사이 서해 상공에서 대기오염 농도를 측정하는 한국 환경 당국의 조사 과정을 동행 취재했다.
취재진은 조사팀을 태운 항공기가 한시간가량 해수면에서 500m 떨어진 서해 상공을 비행하자 공기가 너무나 탁해진 나머지 작은 빛줄기만 투과할 정도로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조사팀이 측정한 수치상으로는 항공기가 중국에 가까워질수록 대기오염이 더 심해졌다고 BBC는 전했다.
연구팀을 이끄는 안모 씨는 "내륙에서보다 서해 상공으로 갈수록 BC(블랙카본)와 이산화황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며 "이는 일부 오염물질이 다른 지역에서 한국으로 날아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염물질이 어디에서 날아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다소 난감하다는 듯 웃으며 "내가 듣기론 그것은 정치적인 문제"라고 에둘러 답했다고 BBC는 전했다.
BBC는 중국 측에서는 한국의 대기오염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가 책임을 인정할 것을 수차례 촉구해왔다고 전하고 최근 한국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도 BBC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타인에게 책임을전가하는 것은 절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중국에 조처를 요구하려면 우리 문제부터 먼저 해결해야 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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