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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2 16:34 수정 : 2005.01.02 16:34

수수한 캐주얼복 차림의 김선정씨. 작품 보는 시각을 다듬어주고, 직업의식을 일깨워준 작가 최정화씨와 고 박이소를 미술스승으로 꼽았다.

“젊은작가 그룹전 어떨까요”

올 상반기 우리 미술동네는 이 젊은 여성 기획자의 발언과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해야 한다. 6월 개막하는 세계 최대의 미술잔치인 51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기획자(커미셔너)로 발탁되어 화제를 뿌린 김선정(39)씨를 연말 아트선재센터에서 만났다. 소문난 해외통으로 젊은 작가들의 해외무대 소개에 진력해온 그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친딸로 재력과 아이디어, 감각을 겸비한 드문 차세대 기획자로 꼽힌다. 김씨는 첫마디부터 “기간이 촉박해 걱정이다. 조언 좀 해달라”며 오히려 기자 앞에서 수첩을 펴고 전시에 대한 조언을 물어왔다.

작가들과 대화하며 개념 형성

“느닷없는 선물을 받은 격이랄까, 커미셔너 통보를 받고나서 겁부터 덜컥 났어요. 마음의 준비를 하지않은 상황이라… 개막 때까지 6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지금도 전시 개념에 대한 여러 생각들이 엉켜있어요. 작가들을 만나보면서 풀 수밖에요.”

언뜻 울상을 지었지만, 11월 커미셔너 선임 뒤 그가 보인 행보는 기민하고 치밀해 보인다. 11월말 베니스에서 열린 기획자 회의에 참석한 뒤 그는 작가 섭외를 위해 귀국하지 않고, 연말까지 유럽 곳곳의 미술판과 작가들 모임을 면밀히 살펴보았다. 국제인맥을 활용해 영국 등지에서 활동중인 교포작가들과도 부지런히 접촉하며 기획자 김선정의 시선과 취향이 무엇인지를 스스로에게 계속 물었다고 한다. 2주전 귀국한 뒤 내린 잠정결론은 다소 뜻밖이다. 다소 좁은 한국관에 10명 안팎의 젊은 작가들이 난장을 벌이는 그룹전 개념이 그것이었다.

“구체적 얼개는 안 나왔지만, 오랜 준비가 필요한 개인전보다는 젊은 작가들의 다기한 작업들이 연쇄적으로 어울리면서 우리 현대미술의 개성과 힘을 집약되는 그룹전이 적절할 것 같아요. 옥상공간도 적극 활용해볼 생각입니다. 원래 소리 넣는 사운드 전시를 생각했는데, 국내 전문가가 없어 포기했습니다.”

그는 개념을 세워놓고 작가를 뽑는 스타일이 아니라 여러 작가들과 맞부딪혀 대화를 하면서 개념을 서서히 형성하는 게 자신의 특징이라고 했다. “새로운 트렌드를 제안하고 싶어요. 아시아 현대미술은 소리치듯 충격적 효과에만 의존했던 게 사실이나 이제 세계미술이 이런 호소를 충분히 아는 만큼 차분하게 우리 현대미술의 특장을 전해주는 관객들과의 통로를 만들까 해요.”

영화 연출하듯 작업하고 싶어

현재 참여작가로 거론되는 ㅊ, ㄱ, ㅂ씨 등을 이야기하자 “여러 작가군을 고심하고 있지만 아주 젊고 전시경험도 일천한 작가 1~2명을 반드시 넣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포부요? 별로 없어요. 영화 연출하듯 전시해보고 싶어요. 기획자의 목소리가 가장 뚜렷한 전시 말이죠.”‘예술의경험’ 등을 주제로 한 51회 비엔날레는 스페인 여성기획자인 로사 마르티네즈, 마리아 데 코랄이 총감독을 맡고있다. 글·사진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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