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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14 13:05 수정 : 2020.01.15 02:36

영화 <기생충> 스틸컷.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감독상·작품상·각본상·국제영화상 등 6개 부문 후보
전문가 “국제영화상 가능성 높고 감독상도 노려볼만”

칸 황금종려상이 오스카 작품상 받은 건 역대 1번뿐
투표권 가진 아카데미 회원 8469명 선택에 달려

영화 <기생충> 스틸컷.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상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이제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지에 모든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13일(이하 현지시각)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기생충>은 10편의 예비 후보에 들었던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부문 말고도 작품상·감독상·각본상·편집상·미술상까지 모두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는 4개 부문에 오를 것이라는 외신들의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상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시작으로 해마다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출품해왔다. 지난해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외국어영화상 예비 후보에 들었으나 최종 후보로 선택되진 못했다.

아카데미상은 제작자, 감독, 배우, 스태프 등 영화인들로 구성된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주최하는 미국 최대 영화상이다. 해당연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극장에서 일정 기준 이상 상영된 영화 가운데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로 후보작과 수상작을 선정한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아카데미 회원은 9537명이며, 이 가운데 일정 기준을 충족한 8469명이 투표권을 갖고 있다.

영화 <기생충> 스틸컷.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백인 남성 중심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아카데미는 최근 몇 년 사이 여성과 유색인종 신규 회원을 크게 늘리며 다양성에 부쩍 신경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5년부터 한국 영화인들도 신규 회원으로 위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임권택·봉준호·박찬욱·이창동·김기덕·홍상수·임순례 감독, 배우 송강호·최민식·이병헌·배두나·하정우·조진웅·김민희, 정정훈·홍경표 촬영감독, 이병우 음악감독, 정서경 작가, 이미경 씨제이그룹 부회장 등 30여명이 회원으로 위촉됐다. 아카데미 회원의 다양성 증대는 <기생충>의 수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기생충>의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부문은 국제영화상이다. 앞서 <기생충>은 아카데미와 더불어 미국 양대 영화상으로 불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아카데미 경쟁작은 <문신을 한 신부님>(폴란드), <허니랜드>(북마케도니아), <레 미제라블>(프랑스), <페인 앤 글로리>(스페인) 등이다. <레 미제라블>과 <페인 앤 글로리>는 골든글로브에서도 <기생충>과 경쟁했었다. 윤성은 평론가는 “<기생충>의 국제영화상 수상은 일단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고 예상했다.

감독상도 가능성 있는 부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봉준호 감독의 인지도와 인기는 급상승하고 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앞두고 열린 <기생충> 파티에서 할리우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봉 감독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면서 “놀라운 영화”라고 말했다. 다만 <아이리시맨>의 마틴 스코세이지, <조커>의 토드 필립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1917>의 샘 멘데스 등 다른 경쟁자들도 만만치 않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 <기생충> 스틸컷.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지극히 한국적인 이야기로 전세계에 통하는 자본주의와 계급 문제를 풍자하고 비판한 <기생충>의 각본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각본상 부문 경쟁작은 <나이브스 아웃> <결혼 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이다. 반지하 집과 고급 주택의 인상적인 대비를 보여준 <기생충>은 미술상 부문에서 <아이리시맨> <조커>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과 다툰다. 편집상 부문에선 <포드 V 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 래빗> <조커> 등과 경합한다. 전찬일 평론가는 “편집상과 미술상도 <기생충>이 받을 확률이 높은 부문”이라고 내다봤다.

작품상 부문은 다소 버거워 보인다. <포드 V 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 래빗> <조커> <결혼 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작은 아씨들> 등 경쟁작이 모두 쟁쟁하다. 미국 영화 중심의 아카데미에서 그동안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사례는 1955년 <마티>가 유일하다. 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받는다면 이변이 되는 셈이다.

한편, 한국 영화 가운데 이승준 감독의 <부재의 기억>도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들어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 영상과 통화 기록을 중심으로 그날 현장에 집중하며 국가의 부재에 질문을 던지는 29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달 9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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