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1.05 19:05
수정 : 2020.01.07 14:10
‘정적이고 짙은’ 인간적 매력
예능·드라마 만나며 활짝
“약자 대변하는 역할 하고파”
송가인부터 펭수까지. 2019년에는 유독 대중문화계를 뒤흔든 수많은 샛별이 탄생했다. 올해는 누가 혜성같이 등장해 판을 뒤집어놓을까. <한겨레> 문화팀이 추천한 2020년 빛날 별들을 소개한다. 여러분의 기대주도 함께 점쳐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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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동윤. 동이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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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가진 매력이 사람을 끈다. 2019년 장동윤은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자신의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모두 보여줬다. 5월 예능 <가시나들>(문화방송)에서 할머니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는 친손자 같은 모습으로 호감을 줬고, 9월 드라마 <조선로코 녹두전>(한국방송2)에서는 여장 남자로 나와 강인함과 연약함이란 극과 극의 연기를 선보였다. 인간적인 호감에 배우로서의 매력이 더해져 장동윤은 2016년 웹드라마로 데뷔한 지 3년 만에 배우로서 ‘이름값’을 갖게 됐다.
장동윤은 사람을 끄는 매력으로 많은 기회를 얻었다. 연예계에 데뷔한 것도 편의점 강도를 잡고 인터뷰한 뉴스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찻집에서 만난 그는 “그때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살찌고 평범한 모습이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소속사는 그만의 뭔가를 찾아낸 셈이다.
배우를 꿈꾼 적이 없어 연기를 제대로 배우지도 않은 그가 데뷔 후 <솔로몬의 위증>, <학교 2017>, <땐뽀걸즈>까지 줄곧 주연만 맡은 것도 자신만의 색깔 때문이다. 조연은 2016년 <미스터 선샤인> 한 편뿐. <녹두전>의 한 관계자는 “연기를 어느 정도 하는데다 정적이고 짙은 그만의 분위기가 있다. 혹 연기에서 아쉬운 부분도 묘한 매력이 덮어준다”고 말했다.
장동윤은 이 모든 것이 “운이 좋았다”며 “아직도 나의 장단점을 찾고 있다”고 자신을 낮춘다. 데뷔 전 기술적인 준비는 안 됐을지 몰라도, 감정적인 건 내재되어 있었던 듯 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를 쓴 것이 그의 내면을 채웠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시 쓰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자작시 <빗자루> <고구마 화물열차와 검은 말> <발바닥을 보다>로 ‘청소년 소월문학상’ 시 부문 장려상을 받았고, <삼대째 내려온 카누는 지상으로 간다>로 ‘현대시문학 청소년문학상’ 금상을 받았다. 기획사들이 신인을 훈련할 때 시를 읽게 할 정도로 시는 감성 연기에 큰 도움이 된다. 그는 “끼워맞추기 같다”고 웃으면서도 “감성이 메마르지 않는데는 도움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언젠가는 시집을 내는 게 꿈이라고도 한다. “
평소 사람을 관찰하는 데 관심을 둔 것도 캐릭터를 빚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사랑, 이별 등이 아니라 환경미화원, 포장마차 주인, 노숙인, 노동자 등 주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관찰하며 시를 썼다”고 한다. “그때의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장동윤은 2019년 <한국방송 연기대상>에서 상을 받았고, 지난해 12월 데뷔 4년 만에 처음으로 팬미팅도 했다. 존재감이 커진 만큼 2020년은 배우 장동윤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그는 “부담감도 크다”지만 “일 욕심을 내서 올해보다 더 소처럼 일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일을 많이 해서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 최우선 목표입니다. 일 욕심을 내다보면 저도 계속 성장해나갈 수 있다고 믿어요.” 중학교 때 <살인의 추억>을 보고 “송강호의 엄청난 팬”이 됐다는 그는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거나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작품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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