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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27 18:52 수정 : 2019.12.27 22:30

봄여름가을겨울 위드 빛과 소금. 왼쪽부터 박성식, 김종진, 장기호.

전태관 1주기에 미니 앨범 발표
김현식·유재하에게도 바치는 노래

봄여름가을겨울 위드 빛과 소금. 왼쪽부터 박성식, 김종진, 장기호.

“수많은 세월이 지나가도/행복해야 해요/아팠던 계절이 수없이 바뀌어도/ 행복해야 해요.”

1년 전 오늘 세상을 떠난 ‘오래된 친구’이자, 이제는 볼 수 없는 ‘보고 싶은 친구’에게 전하는 메세지는 그저 행복해야한다는 것이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전태관의 1주기인 27일,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종진(기타), 박성식(건반), 장기호(베이스)가 33년만에 ‘동창회’를 열었다. 세 사람은 전태관을 기리며 ‘난 언제나 널 기다리고 있다’고 노래했다. “내 마음은 오직 네 기억 뿐이야/힘들지 혼자 외롭지 그래 눈물만 흘리지/혼자 있다는 건 고통일 뿐이야/더이상 망설이지마 다시 내게 돌아와줘”(‘난 언제나 널’ 가사 중)

빛과소금으로 활동한 장기호·박성식이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과 다시 모여 33년 만의 새 노래를 냈다. ‘봄여름가을겨울 리유니언 위드(Re:union with) 빛과 소금’ 미니앨범이다. 이 앨범에는 김종진이 작사·작곡한 ‘동창회’, 장기호가 작사·작곡한 ‘난 언제나 널’, 박성식이 작사·작곡한 ‘행복해야 해요’ 등 세 사람이 각각 쓴 신곡이 담겼다. 봄여름가을겨울의 ‘보고 싶은 친구’, 빛과소금의 ‘오래된 친구’를 다시 녹음한 트랙도 담았다.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의 ‘더 노라 스튜디오 와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 사람은 “이번 앨범은 전태관은 물론 앞서 떠난 유재하와 김현식에게 바치는 노래”라고 입을 모았다.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전태관의 1주기인 27일, 빛과소금으로 활동한 장기호·박성식이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과 다시 모여 33년 만의 새 노래를 냈다.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더 노라 스튜디오’에서 열린 ‘봄여름가을겨울 리유니언 위드(Re:union with) 빛과 소금’ 미니앨범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왼쪽부터) 박성식, 김종진, 장기호. 사진 신지민 기자

김종진, 장기호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전태관 그리고 유재하, 김현식과 함께 1986년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을 결성했다. 이후 유재하가 탈퇴하고 박성식이 합류했다. 맨 처음 유재하가 세상을 떠났고 김현식도 1990년대 초반 세상을 떠났다. 장기호는 박성식과 함께 빛과 소금이라는 듀오로 독립했고, 김종진과 전태관은 2인조인 봄여름가을겨울로 재편해 활동했다.

유재하, 김현식, 그리고 전태관까지…친구이자 동료를 먼저 떠나 보내고 홀로 남게 된 김종진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고민했다. 자신이 할 수 있고, 해야할 일은 역시 음악이었다. 3주 전, 김종진은 두 사람에게 연락해 “작업해야 하니까 스케줄을 비우라”고 했다. 박성식은 “김종진의 벼락 같은 호출에서 시작된 작업”이라며 웃었다.

33년만의 ‘동창회’는 어땠을까. 시작은 함께였지만 다른 팀으로 갈라진 이들이 함께 음악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한 스튜디오 모인 것 자체가 33년만이었지만, 금세 하나로 녹아들 수 있었다.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 시절에만 해도 종진이와 많이 싸웠어요. 음악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많이 부딪혔죠. 젊은 시절 많이 다퉜지만 이젠 서로 존중할 수 있게 됐어요. 이번 작업은 나만의 아집에 갇히지 않고 타인의 음악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장기호)

김현식의 백밴드로 음악 활동을 시작한 만큼 세 사람에게 김현식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김종진은 “전태관과 현식이 형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밴드 활동 당시 서울 동부이촌동의 방에 우리를 불러 ‘음악이 무슨 수학이냐, 공식이 있냐’며 기타를 대충 쳤다”며 “당시에는 그 의미를 알지 못했는데 형이 떠나고 15년이 지난 후에야 태관과 그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대화를 했다. 형은 30대에 세상을 떠났는데 이미 그 당시에 50대가 알고 있는 걸 미리 알고 알려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식도 “1986년에 음악을 처음 시작한건데 현식이 형 같은 훌륭한 뮤지션과 함께 음악을 하게 된 자체가 지금의 위치에 있게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만남 보단 헤어짐이 많은 나이가 됐다”는 세 사람은 이번 앨범의 ‘동창회’라는 곡에서도 죽음에 관해 노래했다. “동창회에 나갔는데 늘 보이던 친구가 안 보여서 왜 안 왔냐고 물었더니 다들 말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언젠가 또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곡을 썼어요.”(김종진)

‘동창회’의 노래 가사처럼 봄여름가을겨울과 빛과 소금의 노래를 따로 같이 또 들을 수 있길 바라본다. “우리 다시 또 만나기를/한명도 빠지지 않기/약속해 약속해 약속해”

신지민 기자 godji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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