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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24 08:59 수정 : 2019.12.24 20:23

공산성 왕궁 출입시설로 추정되는 큰 규모의 토목공사 흔적들.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왕궁터 출입로와 관련 시설 조성 용도로 보여
발굴단 “풍납토성 이래 최대 토목공사 유적” 추정

공산성 왕궁 출입시설로 추정되는 큰 규모의 토목공사 흔적들.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충남 공주는 1500년 전 백제 사람들에게는 각별하고 애틋한 기억을 지닌 ‘재건의 도시’였다. 백제 왕실은 475년 고구려의 침공으로 400여년 도읍이던 한성(서울)을 잃고 피난수도 웅진(공주)으로 쫓겨 내려가야 했다. 그 뒤 백제의 왕실과 조정은 사비(부여)로 천도하는 538년까지 63년간 웅진을 새 도읍으로 삼고 사실상 망했던 나라를 다시 세우는 과업을 벌이게 된다. 백제사에서 가장 험난했던 이 재건의 시기를 후대의 역사학자들은 ‘웅진시대’라고 부른다.

웅진시대 백제 왕실의 왕궁이 있었다고 추정되는 공주 공산성(국가사적) 안 유적에서 당시 나라의 기틀을 다시 세우기 위한 재건의 흔적들이 생생하게 나왔다. 궁터 시설 건립에 얽힌 큰 공사의 자취가 최근 잇따라 드러난 것이다. 공주대박물관은 지난해 6월부터 공주시 금성동 공산성 내부 쌍수정 일대의 백제 왕궁 추정터를 발굴조사하는 과정에서 궁터를 출입하는 길과 궁 관련 시설을 만들기 위해 당시 국가사업으로 추진한 대규모 토목공사의 흔적을 확인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왕궁 출입시설 추정터 발굴현장.

공중에서 내려다 본 공주대박물관의 전체 조사현장 전경.

발굴조사가 진행된 곳은 쌍수정 일대의 왕궁 추정터와 이곳으로 드나들기 위해 일제강점기인 1932년 관광도로를 만든 구간이다. 발표된 조사 결과를 보면, 눈길을 끄는 유적이 왕궁 추정터 출입시설터다. 동쪽으로 비스듬하게 사면을 이룬 지형으로 길이 50m, 너비 36m, 깊이 3.5m의 광범위한 영역에 성토다짐을 한 얼개다. 흙을 경사지게 쌓은 뒤 다시 수평으로 쌓고 다지는 공정을 되풀이해 탄탄하게 지반을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터를 닦고 다진 성토대지의 경사 면에는 강돌과 깬돌 등을 깔아 유실을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물관 쪽은 “요즘 건축물 공사를 할 때 연약한 기반층을 단단하게 안정화시키는 부재인 ‘필터매트’ 구실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큰 규모의 성토다짐이나 외벽 보호시설 등은 백제 초기 한성 도읍시대(기원전 18년~기원후 475년)의 왕성터로 유력한 서울 풍납토성에서 확인되는 토목구조다. 이번에 확인된 흔적들은 풍납토성 이래 최대 규모의 백제 토목공사 흔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조사단의 견해다. 이현숙 책임조사원은 “백제가 한성에서 웅진으로 천도하면서 축조한 대규모 국가 시설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라며 “공산성의 역사적 정체성을 고증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길이 2.4㎞의 공산성은 무령왕릉이 포함된 공주 송산리 고분군과 더불어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웅진시대의 대표적인 백제 유적이다. 천도 뒤 왕궁과 궁성을 쌓은 곳이자 백제 마지막 임금 의자왕과 일족이 660년 나당연합군에 항복한 역사적 현장으로 알려져있다. 1980년대 이래 여러 차례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성안 곳곳에서 궁 권역으로 추정되는 건물터와 저장구덩이, 각종 생활유물들 확인됐다. 2011년에는 성 내부 옛 저수조터에서 당나라 연호 등 한자 명문이 다수 적힌 가죽찰갑옷 조각들이 발굴돼 제작처가 당나라인지, 백제인지를 놓고 지금까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박물관 쪽은 오는 27일 오전 10시30분 현장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공주대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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