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18 13:57
수정 : 2019.11.19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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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의 걸어보고서>.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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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예능 개편
“실패하더라도 도전하자” 분위기 변화
고리타분한 채널 이미지 벗고
젊음·활기 내세운 프로그램 마련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씨름의 희열’
장성규 내세운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
새 멤버 꾸린 ‘1박2일 시즌4’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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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의 걸어보고서>.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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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용감해지자 과감해지자. 실패하더라도 남는 실패를 하자고 생각했다.”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방송2>(KBS2) 예능프로그램 개편설명회에 참석한 이훈희 제작2본부장은 절치부심했다고 말했다. 케이블티브이와 종합편성채널은 물론 유튜브 등 볼거리 가득한 시대가 되면서 <한국방송>은 상대적으로 ‘고리타분’한 채널로 평가됐다. 도전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나왔지만, 연일 적자인 지상파에서 실패는 뼈아프다.
그랬던 <한국방송>이 달라졌다. 본부장부터 나서서 “젊은 한국방송을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내놓은 새 프로그램들이 활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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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의 희열>.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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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의 희열>(30일부터 토 밤 10시35분)부터 역동적이다. 요즘 스포츠 스타들의 도전이 인기인데 <씨름의 희열>은 우리 고유의 스포츠 씨름의 부활을 내세웠다. 경량급 씨름선수 16명이 천하장사 대회에 도전한다. 최재형 책임피디(시피)는 “씨름이 예전에는 인기 스포츠였다. 그 인기를 되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이게 될까 우려도 나왔다는데,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제작진을 믿고 맡긴 것부터가 달라진 변화다. 생방송도 고민하고 있다. 최 시피는 “16명 중 8명을 선발하고 이들이 다시 토너먼트로 맞붙는다. 토너먼트를 생방송으로 내보낼까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요즘 인기인 장성규도 영입했다.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19일부터 화 밤 11시10분)은 장성규의 솔직한 입담을 보는 재미가 8할이다. ‘어른이’로 불리는 2030 사회 초년생들의 고민을 듣고 경제 지식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뻔한 말이 아니라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솔직한 답변들이 희열을 줄 듯하다. 기훈석 팀장은 “장성규의 장점은 솔직함이다. 방송에서 자신의 수입, 집의 비밀번호까지 말할 정도라”며 웃었다. 심의에 걸리지 않는 선에서 그 맛을 제대로 살리겠다고 한다.
자사의 교양프로그램을 예능으로 되살린 참신한 시도도 눈이 띈다. <정해인의 걸어보고서>(26일부터 매주 화 밤 10시)는 <걸어서 세계 속으로>(한국방송1·KBS1)를 예능 버전으로 만들었다. 정해인이 걸어서 여행하고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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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시즌4>.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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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을 자아냈던 <해피선데이-1박2일>도 시즌4로 12월8일 저녁 6시30분부터 찾아온다. 지난 3월 시즌3을 종영한 지 9개월 만이다. 배우 연정훈과 김선호, 가수 김종민과 딘딘, 라비, 코미디언 문세윤이 출연한다. 김종민을 제외하고는 멤버도 제작진도 모두 바뀌었다. 이황선 시피는 “출연진도 젊어졌고 연출도 젊어졌다. 시청자들이 출연진에게 익숙해지면 방송 유행에 맞는 구성의 변화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시즌3 출연자인 가수 정준영이 논란을 빚은 뒤 <한국방송>은 출연자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시피는 “허용된 범위 안에서 자문회의 기구를 통해 합법적인 틀로 출연자 검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훈희 본부장은 “수익 이전에 구성원들의 자신감 회복이 목표다. 새로운 시도를 하다 보면 자신감이 회복되고 <한국방송>은 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일부 예능프로그램 시간대도 바뀐다.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일요일 밤 9시로 변경돼 <에스비에스>(SBS)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와 맞붙는다. 일요일 밤 9시에 방영되던 <개그콘서트>는 토요일로 이동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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