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18 09:01
수정 : 2019.11.19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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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바닷속 해저에서 인양된 고려 시대의 음각·상감청자 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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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 18일 개관
무료 입장, 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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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바닷속 해저에서 인양된 고려 시대의 음각·상감청자 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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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경주’ ‘바닷속 천 년 수도’.
충남 바닷가 마을 태안을 문화재 동네에서는 이런 별명으로 부른다. 2007년 태안군 대섬 앞바다에서 작업하던 어부의 통발에 쭈꾸미가 휘감은 고려청자 대접이 올라온 게 시작이었다. 그 뒤 태안 바닷속에서는 어마어마한 유물의 발굴이 이어졌다. ‘태안선’과 ‘마도1~4호선’ 등 5척의 옛 침몰선 잔해와 2만5천점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고려청자 완형품과 파편들, 남도의 관리·장인들이 고려 도읍 개경의 권력자들에게 바친 젓갈·꿀·참기름 같은 식료품 저장 단지, 화물 정보를 담은 꼬리표 격인 목간(나무쪽)과 죽찰(대나무 문서) 등의 낯선 역사적 유물이 쏟아져나왔다. 10년도 안 되는 기간에 이전 서해안 다른 지역의 수중발굴을 압도하는 규모의 도자기와 생활유물이 인양됐고, 앞으로도 최소 수 십 여년을 조사할 만한 해저의 유적, 유물이 밀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게 단박에 한국을 대표하는 수중문화재 유적의 저장고로 떠오른 곳이 바로 태안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태안의 바닷속에서 나온 무수한 문화유산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연구하는 새 보금자리가 최근 온전한 모습으로 완공됐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12월 군내 신진도에 터를 잡고 기획·상설 전시실을 갖춰 부분 공개했던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에 최근 상설 전시실 세 곳을 더 지어 18일 전면 개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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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해역에서 발굴, 인양된 고려 시대의 두꺼비 모양의 청자 벼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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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은 2007년 이후 태안 앞바다에서 최근까지 인양한 막대한 분량의 해저 유물을 체계적으로 보존·연구하고 대중 앞에 공개하기 위해 지어졌다. 먼저 지난해 12월14일 1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이 부분 개관했다. 서해 중부 해역에서 발굴한 난파선 8척의 잔해와 관련 수중문화재를 보존해 선보여 왔는데, 지난 달까지 6만명 가까운 관객이 찾았다.
새로 문을 여는 2·3·4 상설전시실에는 청자 연꽃줄기무늬 매병과 죽찰, 두꺼비 모양 벼루 같은 국가 보물과 선상 생활용품 등 인양 유물 천여 점이 원형을 재현한 마도 1호선과 함께 선보인다. 전시실 세부를 보면, 1실은 ‘서해, 수중발굴’이란 제목 아래 국내 수중발굴사와 서해 중부해역의 주요 수중유적, 발굴 현황을 영상, 그래픽, 지도 등을 통해 소개한다. 2실 ‘서해, 해양교류’는 바다 위 교류의 역사를 보여준다.
목간, 죽찰을 비롯해 고려 시대 청자와 지역 특산품을 넣은 도기 항아리, 공물로 바친 곡식류, 사슴뿔 등 주요 수중발굴 유물이 전시된다. 3실 ‘서해, 배’는 수중조사 결과 윤곽이 드러난 난파선을 통해 전통 배의 모습과 특징을 일러주는 공간이다. 특히 태안 해역에서 발견된 마도1호선과 배의 내부를 1, 2층에 걸쳐 실물 크기로 재현한 전시가 차려져 옛 선조들의 해상 활동 양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4실 ‘서해, 뱃사람’은 배에서 숨진 뱃사람의 흔적과 20~30일 정도 되는 항해 기간 배 위의 생활상을 담은 유물을 추렸다.
취사도구, 식기류, 장기알 따위의 놀이도구 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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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 신진도에 있는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 전경. 이번에 세 개의 상설전시실이 지어지면서 온전한 모습으로 전면개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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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쪽은 18일 오후 3시부터 개관행사를 연다. 국가무형문화재인 남해안 별신굿을 비롯해 오고무, 진도북춤 등의 기념 공연이 펼쳐지며 상설전시관 출품 유물들에 대한 설명회도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관 입장은 무료이며, 월요일은 쉰다. 상세한 관람정보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누리집(www.seamuse.go.kr) 참조.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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