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04 11:25
수정 : 2019.11.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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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선 단위의 등록문화재 목록에 오른 전북 익산 솜리시장 일대의 옛 신신백화점 앞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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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영해장터거리‘ ’익산 솜리시장 일대‘ 문화재 등록
최초사립미술관 ‘보화각’ 등은 문화재등록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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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선 단위의 등록문화재 목록에 오른 전북 익산 솜리시장 일대의 옛 신신백화점 앞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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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손혜원 의원의 목포 근대역사공간 투기 의혹 논란이 번지면서 세간에 알려지게 된 문화재청의 면(面)·선(線) 단위 등록문화재 제도가 경북 영덕과 전북 익산에도 확대 지정돼 시행된다.
문화재청은 ’영덕 영해장터거리 근대역사문화공간‘과 ’익산 솜리 근대역사문화공간‘을 각각 면·선 단위의 등록문화재로 고시했다고 4일 발표했다.
면·선 단위 등록문화재는 그동안 지정되어온 점 성격의 개별 건축물이나 유물들과 달리, 특정한 지역 공간을 보존대상으로 설정하는 새로운 개념의 문화재 보호보존제도다. 지난해 손혜원 의원과 그의 친척이 면·선 단위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목포 옛 도심의 근대역사공간의 땅을 집중매입한 사실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자 제도 자체가 널리 알려지게 됐다.
이번에 등록된 익산 솜리 근대역사문화공간(6400여평)은 익산시 주현동과 인화동 일대의 솜리시장 일대를 포괄한다. 1914년 동이리역이 세워진 뒤 시장이 개설됐으며, 1919년 4월4일 현지 만세운동의 무대가 됐다. 해방 뒤엔 옷감을 다루는 주단가게, 바느질 거리 등이 형성됐으며, 주민들의 생활사를 엿볼 수 있는 건축물들이 지금도 상당수 모여있어 보존과 활용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 일대의 건축물들 가운데 ‘익산 구 대교농장 사택’, ‘익산 구 신신백화점’ 등 주거사, 건축사, 생활사 측면에서 가치가 높은 10건은 별도의 등록문화재 목록에 올랐다.
영해장터거리 근대역사문화공간(5400여평) 역시 20세기초 근대기부터 장시가 열려온 곳이다.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 3월18일 주민 3천여명이 만세운동에 참여했던 역사적 장소다. 이후 지금까지 장터가 존속돼 주민들의 생활사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공간 안에 자리한 ’영덕 구 영해금융조합‘, ’영덕 영해양조장 및 사택‘ 등 건물 10건은 따로 등록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12월 나라 안 지자체들을 대상으로 면·선 단위 문화재 공모사업을 진행했다. 응모한 11개 지자체들 가운데 영덕과 익산, 통영 지역을 등록 대상으로 추려냈다. 이번 등록대상에서 빠진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중앙동과 항남동 일대 4200여평)의 경우 다음달 문화재위원회의 재심의를 거쳐 등록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에는 손혜원 의원 투기 논란의 무대가 됐던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군산 내항 역사문화공간, 경북 영주 근대역사문화거리가 가장 먼저 면, 선 단위 등록문화재 목록에 오른 바 있다. 문화재청 쪽은 이번에 면, 선 단위 등록문화재 확산 사업지로 선정된 익산, 영덕의 근대역사공간에 대해 내년부터 구역 안 문화재 보수정비, 역사경관 회복을 위한 종합정비계획과 사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1938년 수장가 간송 전형필이 세운 국내 최초의 사립미술관인 옛 보화각(현 간송미술관) 등 네 건의 근대문화재 등록도 예고했다. 등록예고된 문화재는 보화각 외에 16세기 조선의 선비문인 미암 유희춘 선생의 문집 등을 보관해온 전남 담양 모현관, 윤동주 시인이 살던 기숙사 건물인 서울 신촌 연세대 핀슨관, 한글 타자기중 가장 오래된 1930년대의 송기주 네벌식 타자기 등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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