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30 15:20
수정 : 2019.09.30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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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계성리 절터에서 확인된 육각형 건물터를 공중에서 내려다본 모습. 북한 금강산 내금강 정양사 약사전 법당과 배치가 거의 닮은 남한 지역 최초의 육각형 금당터라고 조사단은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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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계성리 절터 조사중 발견
남한지역 발굴 유적으로는 첫 확인
고려시대 본존불 봉안한 금당터 추정
화려한 화덕시설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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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계성리 절터에서 확인된 육각형 건물터를 공중에서 내려다본 모습. 북한 금강산 내금강 정양사 약사전 법당과 배치가 거의 닮은 남한 지역 최초의 육각형 금당터라고 조사단은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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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초기 정계와 조정의 실력자였던 문신 최사위(961~1041)가 건립한 사찰로 전해지는 강원도 화천 계성리 절터에서 육각형 금당으로 추정되는 건물터가 국내 처음 확인됐다. 이 금당터 배치 방식은 최사위가 역시 건립을 주도했다고 전해지는 북한 금강산 정양사의 ‘석등-석탑-법당’ 일자형 배치와 쌍동이처럼 닮아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천군과 강원고고문화연구원은 화천군 하남면 계성리 절터의 석등(국가보물) 주변 정비를 위한 발굴조사를 벌여 고려시대 지은 것으로 보이는 육각형 금당 추정 건물터와 석탑터, 석등터, 중문터 등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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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금강산 정양사 법당(약사전) 모습. 국내 다른 절들과 달리 석등과 석탑, 육각형 평면의 법당이 일렬로 이어지는 독특한 가람 배치를 보여준다. 최근 발굴된 강원도 화천 계성리 절터의 육각형 금당터 영역과 배치 얼개가 거의 같아 학계의 주목을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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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성리 절터는 해발 약 400m 내외의 계산골 북쪽 산을 등지고 남쪽의 개울을 바라보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정밀발굴이 진행된 절터 중심 영역에서는 남북 축선을 기준으로 중문터, 석탑터, 동서 석등터, 금당추정 육각형 건물터가 자리잡은 1탑 1금당식의 가람 배치가 뚜렷하게 확인된다.
핵심유적인 평면 육각형 모양의 절집 건물터는 남한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사례다. 석탑, 석등 자리가 있는 절터 중심 영역에서 발견돼 본존불을 모신 금당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당 추정터는 기단 한 변의 길이가 약 5.4~5.7m이고 면적은 기단을 기준으로 약 88.2㎡에 달한다. 육각형 기단에 주춧돌 측면 마감을 깔끔하게 하기 위해 살을 붙인 고맥이 주춧돌을 쓴 것이 특징이다. 또, 터 한 가운데는 평면이 육각 모양인 쪼갠 돌(할석)이 깔려 불상을 봉안하는 대좌가 놓여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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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성리 절터의 중심 영역을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 가운데 윗부분에 육각형으로 주춧돌을 놓은 금당추정터(1호 건물터)가 있고, 그 아래로 석등과 석탑의 흔적, 중문터가 보인다. 육각형 건물터 양 옆으로는 절의 부속시설로 추정되는 2, 3호 건물터가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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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 건물터 안에서 확인된 화덕. 차를 끓이던 용도로 짐작한다. 그동안 확인된 고려시대 화덕 시설 가운데 가장 화려한 품격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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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각형 모양의 법당은 북한 지역인 강원도 금강산 내금강 정양사에 실제 건물(현 약사전)이 남아있다. 정양사 법당 안에는 통일신라 석조불이 봉안돼 화천의 금당터 내부 얼개를 추정하는 근거가 된다. 이와 관련해 고려 문신 최사위의 묘지명 기록에는 그가 계성사와 북한 금강산 정양사의 창건에 관여한 행적이 기록돼 눈길을 끈다. 계성사터와 정양사, 두 사찰 모두 육각형을 기본틀 삼아 법당, 석탑, 석등을 만들고 같은 축으로 배치한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최사위가 두 사찰을 거의 같은 얼개로 설계했을 것으로 파악된다고 조사단은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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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당으로 추정되는 육각형 건물터에서는 고맥이 주춧돌이 확인된다. 측면 마감을 깔끔하게 하기위해 살을 붙인 특수한 모양새의 주춧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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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하나 주목되는 유물은 3호 건물터에서 확인된 고사리 모양 무늬가 새겨진 타원 모양 돌화덕이다. 그동안 국내 유적에서 확인된 고려시대 화덕 가운데 가장 화려하고 격조 높은 시설로 평가된다. 화덕에서 찻물을 끓였던 것으로 보여 고려 차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특징적인 유구로 볼 수있다는 설명이다. 계성리 절터는 고려 전기 건립돼 조선후기 폐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산지 가람으로, 고려 초기 평지 사원 배치의 일반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유적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원 쪽은 1일 오후 2시 현장에서 설명회를 연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강원고고문화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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