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1.04 14:59 수정 : 2005.01.04 14:59



MBC 게시판 “북 띄워주기인가”지적…반론도

<문화방송> ‘느낌표’(www.imbc.com/broad/tv/ent/emark/info/index.html)의 ‘남북 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이 ‘북한 띄우기 방송’인가. ‘느낌표2’가 때 아닌 ‘북한 띄우기 방송’ 논란에 휩싸였다.

보수성향 인터넷신문인 <독립신문>(www.independent.co.kr)은 3일 ‘느낌표’ 게시판에 올라온 시청자 소감을 토대로 “‘남북 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 코너가 자국 비하와 북한옹호 일색의 내용으로 방송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며 “북한 띄우기 방송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립신문>은 그 근거로 지난해 12월26일 방송분을 들었다. <독립신문>은 당시 ‘느낌표’가 ‘말꼬리 잇기(끝말잇기)’문제에서 남한 어린이들의 어려워하는 표정을 화면에 담으며 “당황하는 남쪽 어린이들”이라는 자막을 내보냈지만 곧바로 이어지는 북한 학생 화면에서는 “반면 척척 풀어가는 북쪽 어린이들”이라는 내용의 자막을 넣어 양쪽을 대비해 자국비하 논란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자막 “당황하는 남한어린이들, 반면 척척 풀어가는 북쪽 어린이들”

<독립신문>은 또 이날 출제됐던 원주율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수학문제와 ‘삵’을 맞히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위와 같은 결과가 나왔으며, 당시 진행자인 신동엽씨는 “실력의 차이가 아니라 문화 차이고 서로 다른 교육환경의 차이인데 어서 빨리 이 차이가 좁혀지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마치 북한이 바람직한 교육을 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독립신문>의 보도대로라면, 지금까지 총 4번의 전파를 탄 이 코너에서 출제된 문제가 일방적으로 북한식 교육을 바탕으로 출제돼 북한 학생에게 유리한 반면 남한 학생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해 자국비하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독립신문>은 시청자들의 소감글을 일일이 소개하기도 했다.

일부 시청자 “문제 어이없고 모든 문제가 북한에 유리”

이재일씨는 “이 프로의 진행자와 PD는 스스로에 대한 자국인 비하를 서슴지 않고 저지르고 있다”며 “문제 수준이 누구를 위해 만든 것인가? 박제되어 죽은 살쾡이를 가져와 상자 안에 든 것을 맞추라는 어이없는 짓과, 모든 문제가 북한에 유리하게 작용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성창씨는 “왜 우리가 북한교육을 바탕으로 퀴즈를 풀어야 하나?”라며 “출연한 (남한)아이들은 문제도 별로 맞추지 못했는데 북한아이들은 너무 잘 맞추니까 아이들이 의기소침해 한 것 같다. 솔직히 우리만 북한을 알 게 아니라 북한 쪽도 우리에 대해 알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라고 제의했다.

원지희씨는 “보는 내내 뭔가 농락당하고 있단 느낌이 든다”며 “기계처럼 딱딱 답을 제출해내는 북측 아이들과 난해한 문제에 어쩔줄 몰라 하는 남한 아이들을 대비시켜 놓고 뭘 느끼라는 건가”라고 물으며 “그렇다면 엠비씨에서는 북한의 이런 교육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하수현씨는 “아주 쇼를 하시는군요. 북한 띄워주깁니까?”라며 “왜 남한에서 가르치는 정보나 영어 문제는 나오지 않는거죠? 그렇게 제2외국어를 강조하는 한국에서 영어문제 하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웃긴 일”이라며 “북한 띄워주기 하려고 아주 난리 치는 걸로밖에 안보인다. 정말 한심스럽다”고 비난했다.

방송 게시판엔 “북한에 편파적” “북 이해하자는 취지 공감” 엇갈린 의견

실제 ‘느낌표’ 게시판을 보면 이 코너의 편파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 눈에 띈다.

“안녕하세요. 저는 느낌표 애청자입니다. 건의할 것이 있습니다. 제가 지난주 토요일날 남북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참가를 봤는데요. 도저히 남한아이들이 알아맞추기에 너무 불공평합니다. 물론 문화차이라는것도 있지만, 모든 문제를 북한 위주로만 내버리니. 남한아이들이 맞출 수 있을까요? 남한 아이들이 북한측에 맞추려 하지 말고, 북한측 아이들도 남한측 아이들에게 맞췄으면 좋겠다.”(홍유리)

하지만 시청자들 가운데는 이 코너가 남북의 차이를 드러냄으로써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이질성을 극복하는 출발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도 다수 올라오고 있어, 단순히 ‘자국비하’와 ‘북한옹호 일색’이라는 주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김일영씨는 “남북어린이 퀴즈문제를 북한에서만 출제한다고 해서 ‘불공평하다’, ‘문화적 차이가 아니라 교육의 문제’라고 하는 것은 틀린 생각이 아니겠지만 남북이 같은 민족, 동포, 핏줄임을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며 “이러한 차이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통일의 날도 조금씩 다가오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배슬기씨도 “알아맞히기 경연에 대해 불공평 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남과 북이 50년 이상을 떨어져 있었으니까 교육 과정도 다르고 교육 내용도 다른 것 아니겠냐”며 “그런 차이를 가슴 아프게 생각해야지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고 썼다.

나완순씨는 “방송을 볼 때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많이 위축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신동엽씨가 말한대로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인 것 같다”며 “북한을 알아가자는 취지로 이해하고 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남겼다.

신현규씨도 “프로그램의 본질 자체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다”며 “대단한 도전이자 우리 남북한이 하나됨에 한발짝 앞서나간 좋은 프로라고 생각한다”고 글을 남겼다.

느낌표 프로그램은 화면합성 기술 통한 가상현실

특히 이 코너는 프로그램을 위해 <조선중앙방송>과 같은 무대를 제작하고 북측 진행자와 목소리가 비슷한 한국 성우의 목소리를 이용해 남측과 북측이 동시에 퀴즈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처럼 꾸몄지만, 사실상 제작진이 프로그램 시작전에 내보내는 자막처럼 ‘화면합성’ 기술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편파방송’이라는 점은 납득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천태준씨는 “게시판에 여러 의견이 올라오지만 이 프로그램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라며 “남 과 북이 대결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문화의 차이를 알고자 하는 것이 이 코너의 의미인만큼 승부에 너무 집착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글을 남기기도 했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런 논란 속에서 ‘느낌표2’는 지난해 30일 열린 <문화방송> 방송연예대상에서 ‘시청자가 뽑은 최고 인기 프로그램’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