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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8 19:47 수정 : 2005.01.18 19:47

서울경찰청 초청강연서
유흥준씨 제안 허청장 수용

허준영 경찰청장이 19일 취임 예정인 가운데, 그가 서울 경찰청장 시절 설치한 동십자각 건널목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9월1일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사거리 율곡로의 한국일보사와 사간동 미술관 골목 사이에 건널목이 생겼다. 밀리언셀러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제안해 당시 서울시 경찰청장을 맡고 있던 허 청장이 전격 수용해 이뤄진 것이다.

지난해 7월 서울경찰청은 민간인 신분이었던 유 청장을 월례조회에 초청해 강연을 들었다. 경찰에게도 문화적 교양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허 청장은 유 청장에게 “경찰에게 주문할 게 있다면 한 가지만 해보라”고 하자, 유 청장은 곧바로 동십자각 건널목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동십자각 건널목은 문화예술계의 숙원사업이었다. 경복궁과 미술관이 모인 경복궁 지구와 인사동 전통문화거리, 조계사가 있는 인사동 지구를 폭 30m에 이르는 율곡로가 가로막고 있어서, 관광지와 관광지 사이를 돌아다니는 외국인들의 통행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지하보도조차 없어서 문화관광부 앞 지하보도나 안국동 사거리의 건널목까지 400여m를 돌아가야 했다.

허준영 경찰청장은 18일 “유 청장의 제안을 듣고 알아보니, 5년 전부터 건널목 설치 민원이 차량 소통을 이유로 반려되고 있었다”며 “실무자에게 소통에 지장을 주는 게 그것 뿐이냐며, 문화적 효용을 고려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사천리로 사업을 추진해 한달여만인 9월1일 동십자각에 건널목이 생겼다. 이 사이 유홍준씨는 문화재청장에 내정돼, 건널목이 생긴 날 임명됐다.

허 청장은 “유 청장이 임명된 뒤 감사하다며 전화를 걸어왔다”며 “조금만 더 건널목이 늦게 설치됐다면 문화재청장의 1호 업적이 됐을 것이라고 농담을 하던 기억이 난다”고 말하며 웃었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건널목이 생긴 뒤에도 교통 흐름은 원활하다”며 “시민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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