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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8 13:13 수정 : 2005.01.18 13:13



격투기팬 “정치인 한 마디에 폐지” 반발

“이종격투기도 복싱, 프로레슬링 등과 같은 스포츠일 뿐이다.”
“폭력성이 심한 이종격투기를 폐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KBS SKY 스포츠가 최근 프라이드FC 판크라스 등 종합격투기 프로그램을 전면 폐지키로 결정한 데 대해 누리꾼(네티즌) 찬반논란이 치열하다. 특히 이번 결정이 국정감사 현장에서의 문제제기 이후 내려졌다는 점에서 논란도 커지고 있다. KBS SKY스포츠는 “15일 회의를 갖고 24일부터 이종종합격투기 프로그램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한 개편에 들어가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했다”며 “자세한 내용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힐 예정”이라고 17일 말했다.

“심야시간 ‘19세 이상’ 따로 돈낸 케이블로 방송되는데”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0월 열린우리당 이경숙 의원이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국감에서 공영방송 KBS SKY 스포츠가 폭력적인 이종격투기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서부터. 당시 KBS 정연주 사장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고, 몇 달이 지난 현재 종합격투기 프로그램 전면 폐지가 검토되고 있다.


누리꾼, 특히 종합격투기팬들이 반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종합격투기 프로그램 폐지 과정에서 시청자들의 의견보다는 정치권 입김으로 프로그램 존폐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특히 종합격투기의 폭력성 논란과 관련 주로 심야시간대 ‘19세 미만 시청금지’ 표시를 달고 방영되는데다 케이블TV는 공중파와 달리 사용자들이 추가로 사용료를 지불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네이버가 5790명의 네티즌을 상대로 이종격투기 폐지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4205명(72.63%)이 ‘볼 권리 침해’라고 답했다. ‘공영방송의 본분을 지켜야 한다’며 찬성한 응답자는 1504명(25.98%)였다.



“격투기도장 많은 일본과 네덜란드가 청소년 폭력이 심각해졌나?”

이들은 이종격투기를 폐지하려는 이유와 관련 이종격투기가 단순한 폭력 오락물이 아니라 스포츠라는 점을 들어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이종격투기가 얼핏 보면 폭력물로 비치지만 다른 종목들에 비해 규칙이 자유로워 격렬하게 보일 뿐이다. 또한 링 닥터가 항시 대기하고 있고 심판이 선수들의 부상을 제일 먼저 고려하기 때문에 선수 보호가 어느 종목 보다 잘 되어 있다”(네티즌 ‘eof2eof’)

“격투기도 분명한 스포츠다.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스포츠중계를 단지 폭력성이란 이유로 폐지해서는 안 된다. 격투기도 엄연한 룰이 있으며, 거기에 젊음을 바치는 선수들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네티즌 ‘lindberg09’)

“격투기 도장이 많은 일본과 네덜란드가 청소년 폭력이 심각해졌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이종격투기와 청소년 문제를 연관시키는 것 자체가 무리다. 공영방송인 KBS의 불륜 프로그램이나 쇼·오락 프로그램이 국민정신 건강에 더 해롭다. 이들 프로그램부터 진작 폐지했어야 했다.”(정재훈씨)



국감서 문제 제기한 이경숙 국회의원 성토글 집중

이들은 또 한국방송과 국감 당시 폭력성 문제를 제기한 이경숙 의원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 등에 이 의원과 국회를 성토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네티즌 ‘lsj790705’는 “국회의원들의 국회 내 난동이 더욱 더 꼴불견인데,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뭐 욕한다더니만…”이라고 혀를 찼으며, ‘pws71’은 “이종격투기처럼 진실하고 확실한 스포츠는 없다. 일본에서도 반대의견이 있었지만 지금은 스포츠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꼬집었다.

네티즌 ‘gls0126’은 “국회의원들이 멱살 잡고 국회에서 욕하고 싸우는 것이 더 폭력적”이라고 지적했으며, ‘warmwave1997’은 “국회에서 싸움질하는 국회의원, 정치인들이 나와서 말싸움하는 토론회 같은 것이나 폐지해라”고 주문했다.

네티즌 다수는 ‘폭력성 심각, 프로그램 폐지’에 투표

그러나 네티즌 ‘ecwa35’가 “이종격투기를 방송에서 방영해야 되는지 묻고 싶다. 국민의 폭력성만을 부추기는 게임이므로 절대로 방송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처럼 프로그램 폐지에 찬성표를 던지는 네티즌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실제 포털사이트 야후가 859명의 누리꾼을 상대로 의견을 물은 결과 51%(441명)이 ‘폭력성 심각, 프로그램 폐지’에 손을 들었다. ‘대중 스포츠 장르, 방영 계속돼야’는 47%(401명)에 그쳐 찬반양론이 뜨겁다는 것을 보여줬다.

KBS SKY 스포츠는 그동안 K-1, 킹오브케이지, 프라이드FC 등을 소개해 일부 마니아들의 전유물이었던 종합격투기를 대중적으로 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를 둘러싼 논란은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스피릿 MC' 같은 종합격투기 메이저대회도 정착했고 식사와 음주를 하면서 종합격투기 경기를 보는 곳도 생겼고, 일본의 ‘K-1’ 같은 단체는 아예 한국에서 대규모의 대회를 열기도 하는 등 이종격투기 붐이 일고 있다. 어쨌든 이번 결정은 최근 달아오르는 종합격투기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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