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소비자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15일 낮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앞에서 통신 기본료 폐지 등 통신비 인하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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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통신 소비자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15일 낮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앞에서 통신 기본료 폐지 등 통신비 인하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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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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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선택약정할인율 확대와 공공 와이파이 확충 등 앞세워
“사업자 반발” 이유…“전례로 봐 사실상 물건너가” 분석 많아
사업자들은 안도하며 표정관리…시민단체는 “공약 후퇴” 반발 미래부와 국정기획위는 대신 단말기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선택약정할인) 폭 확대, 데이터 요금 부담을 줄여주는 보편적 요금제 신설, 공공 와이파이(무선랜) 확충 등을 내세웠다. 미래부와 국정기획위는 “우리도 할만큼 했다. 사업자들이 버티니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항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로 가계통신비 부담이 줄 것을 잔뜩 기대한 이동통신 가입자들은 허탈해하는 모습이다. 또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 여부가 향후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얼마나 잘 이행될 것인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란 분석도 많았다.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체감하는 통신비 인하 효과를 기준으로 볼 때 선택약정할인율 확대, 보편적 요금제 신설, 공공 와이파이 확충 등이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를 대신하기 힘들다. 정부가 그동안 투자 독려를 명분으로 사업자 쪽으로 유리하게 기울여놓은 ‘운동장(이동통신 시장)’을 바로잡는 차원에서 기본료 폐지에 곁들여 추진해야 할 것들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선택약정할인율 확대는 오는 10월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가 일몰돼 지원금이 올라가면 ‘지원금에 상응해’ 자동으로 높아지게 돼 있다. 공약 이행과 상관없는 사안이다. 더욱이 선택약정할인은 지원금을 받는 대신 요금할인을 선택한 일부 가입자만을 대상으로 한다. 지원금이 높아지지 않은 상황인데 선택약정할인율을 끌어올리면 지원금 받는 가입자를 차별 대우하는 꼴이 된다. 보편적 요금제 신설과 공공 와이파이 확충 역시 통신비 인하와 상관없다. 가계통신비 부담이 커지는 것을 완화하는 효과 정도를 기대해볼 수 있을 뿐이다. 게다가 모두 중·장기 과제로 돼 있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이뤄질지도 불확실하다. 국정기획위가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인다면서 가계통신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꼽혀온 이동통신 서비스 및 휴대전화 시장 독과점 상황을 깰 정책을 미래부에 적극 주문하지 않은 것도 주목된다.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4 사업자를 선정해 이동통신 시장의 독과점 상태를 깨고, 지원금·판매장려금 분리공시제를 도입해 스마트폰 출고가에 낀 거품을 빼면서 단말기 자급제 시장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강력 주문할 법도 한데 그러지 않았다. 사업자들은 기본료 폐지가 사실상 무산된 것에 안도하며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이동통신사들의 반발에 굴복해 대통령 공약을 후퇴시켰다” “이행할 생각도 없으면서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 공약을 앞세운 것 아니냐” “이대로라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만큼의 통신비 인하조차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등의 말까지 쏟아내며 반발한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국정기획위가 대통령 공약 후퇴시키는 정도를 넘어 사실상 버린 꼴이다. 기본료 폐지 대신 다른 방안을 찾더라도 모든 가입자들이 월 1만~1만5천원 정도의 요금인하 효과를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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