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6.11.23 16:11 수정 : 2016.11.23 21:17

안주엽 한국노동연 선임연구위원 기조발표

‘일과 행복 프로젝트’ 2차년도 조사 결과
행복도, 정규직>임시직>일용직 순
여성은 남성과 취업상태 행복도 달라
임금근로자와 비경제활동인구 행복감 비슷
“여성이 일 못하게 하는 사회구조 탓”
적정시간>장시간>단시간(시간제) 순으로
행복도 낮아져…괜찮은 일자리 늘려야

“장시간 근로는 삶에 대해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게 합니다. 정신을 차릴 수 없게 하죠. 그래서 사람을 불행하게 합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찾으려면 근로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23일 한겨레신문사 주최로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성장을 넘어, 더불어 행복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열린 ‘2016 아시아미래포럼’에서 기조발표를 맡은 안주엽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인은 경제발전도에 비해 불행하다고 느낀다. 2016년 유엔(UN) 세계행복보고서에서 159개국 중 행복도가 58위, 2015년 오이시디(OECD) 보고서에서는 35개국 중 28위다”라고 말했다. 안 위원은 한국인의 행복도가 낮은 이유에 대해 “노동시장 측면에서 보면 원하는 일자리를 찾을 확률이 낮고, 일자리를 잡더라도 기간제, 비정규직, 한시적 근로가 많아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일 확률이 낮다. 노동시장은 양극화 돼 있고 ‘오륙도’, ‘사오정’에서 ‘삼팔선’이란 말까지 생길 정도로 노동시장에서 퇴장하는 연령도 낮다”며 “이러다 보니 자영업자가 많은데, 자영업은 내수산업이다. 내국인이 다 소비해야 하는데 너무 자영업자 숫자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고 수익이 안 난다. 퇴직금 다 쓰고 1~2년 안에 폐업하고 빈곤계층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연령별로 보면 65살 이상의 행복도가 낮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안 위원은 노동연구원에서 2015년부터 3개년에 걸친 ‘일과 행복 프로젝트’ 연구를 진행 중이다. 2차년도를 맞은 올해, 한국노동패널조사의 ‘삶의 인식 부가조사’(2015년 실시)를 분석해 행복도(0~10점 척도)를 산출했는데 6.1점으로 낮은 편이었다. 이 패널조사엔 6934가구에 소속된 1만4013명의 가구원이 참여했다. 여기에서 일과 행복의 연관관계를 보면, 임금근로자(6.3점)와 구직자(5.4점)의 행복도에 큰 차이가 있었을 뿐 아니라, 취업자 중에서도 상용직(정규직), 임시직, 일용직의 행복도는 각 6.4, 5.9, 5.5점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성별을 변수로 보면, 남성은 임금근로자(6.3점)가 비경제활동인구(5.8점)보다 더 행복했다면, 여성은 임금근로자(6.2점)와 비경제활동인구(6.1점) 사이에 행복도 차이가 별로 없었다. 안 위원은 “이는 선진국의 행태와 다른 결과다. 단순히 일자리의 괜찮음이 문제가 아니라 여성이 일을 안 하거나 못하게 만드는 사회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임금근로자는 노동시간·임금·노동일수 등 노동조건이 행복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임금이 높을수록 행복도가 높았으며, 주5일 근무하는 경우(6.5점)가 주7일(5.5점) 근무해 과로하거나, 반대로 5일 미만(5.6~5.7점) 근무하는 시간제 근로자보다 행복도가 높았다. 근로시간도 주 40~48시간으로 ‘적정 시간’ 일하는 경우(6.4~6.5점)가 60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5.8점), 40시간 미만의 시간제 노동(5.7점)보다 행복도가 높았다. 그밖에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6.2점)보다 있는 경우(6.8점)가 행복도가 높았고, 같은 직장에서 근속연수가 길수록 행복도가 높았다.

안 위원은 “현 정부는 국민행복을 기치로 걸고 출범했지만 최근 몇년간 주관적 안녕 추이를 보면 거의 변동이 없다. 2100시간이 넘는 연간 근로시간은 그대로고, 고용률도 70%가 안 된다. 노동시장 측면에서 보면 행복해질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것이다”라고 짚었다. 또 “청년층은 졸업 뒤 12개월 안에 88%는 첫 일자리를 잡지만 2년 안에 첫 직장을 그만두는 비율이 60%에 이른다. 질이 안 좋은 일자리가 많기 때문이다. 괜찮은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2016 아시아미래포럼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