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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1.15 10:29 수정 : 2016.11.15 10:40

[2016 아시아미래포럼/행복일터 수상]
혁신부문/구글코리아

“직원 위해 만든 회사 제도
100% 활용할 수 있어야 행복”
‘자기만족감’ 느끼게 회사서 지원
직급 아닌 역할로 협력관계 설정
휴가·휴직·출퇴근시간도 자율로

‘일하기 좋은 직장’의 대명사인 구글코리아가 대표적인 ‘행복일터’로 꼽히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구글의 사례는 어쩌면 다른 직장인들에게 별로 와닿지 않을 수 있다. 급여나 복지 면에서 업계 최고의 대우, 하루 세 끼 모두 호텔급 유기농 식사 제공, 업무시간의 20%는 업무 외의 활동 장려(20% 룰) 등은 여타 직장인들에게 ‘국내 기업에는 적용되기 어려운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김경숙 구글코리아 홍보마케팅 총괄상무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직원 행복을 위한 제도들은 다른 회사들도 꽤 갖추고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제도들을 100% 활용할 수 있는 회사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구글이 ‘행복일터’인 이유도 제도 그 자체보단, 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국내의 다른 기업들도 충분히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예를 들어 구글에서도 휴가나 휴직을 하려면 미리 관리자(매니저)에게 알려야 한다. 하지만 이는 서로의 일정을 공유하는 개념이지, 미리 허락을 받는 것이 아니다. 올해 3월 입사해 사물인터넷팀에서 일하는 박주람 엔지니어는 “이전에 국내 기업에 다녀서 좀 눈치가 보였지만, 최근 2주간 휴가를 내고 스페인에 다녀왔다. 같은 시기에 팀에서 두 명이나 휴가가 겹쳤지만, 전혀 문제 삼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미리 일정만 공유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미리 일정을 공유만 한다면 휴가뿐 아니라 출퇴근시간조차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이렇게 눈치를 보지 않는 분위기로 인해 회사가 갖춘 휴직·휴가제도가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고 있다. 구글은 출산휴가의 경우 여성에게 126일, 남성에게 28일을 부여한다. 둘 다 법정 유급휴가인 90일(여성)과 3일(남성)보다 나은 혜택이다. 출산한 가정에는 산모의 회복을 돕고 최대한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음식구입비와 청소용역비를 별도로 지원한다. 다양성을 보장하고 장려하는 회사답게 아이를 입양하는 경우에도 출산에 준하는 유급휴가를 보장한다. 구글은 2012년에 직원 사망 시 유가족에게 10년간 연봉의 절반가량을 지원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이런 제도들 모두 직원들을 최고로 대우한다는 회사의 방침에서 나온 것들이다. 회사가 직원을 대하는 자세는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이 2004년 8월19일 기업공개(IPO) 시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 잘 담겨 있다. 이 편지에서 그는 “스스로를 구글러라고 부르는 우리 직원들이 회사의 전재산입니다. 우리는 운 좋게도 창의적이고 원칙에 충실하며 열심히 일하는 수많은 별들을 불러 모았고, 앞으로도 모든 직원들에게 훌륭하게 보상하고 대우해 더 많은 별들을 불러 모을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22층 구글코리아의 일터 풍경. 구글코리아 제공

자신의 일과 삶에 만족하는 직원이 진짜 행복

구글이 행복일터인 또다른 이유는 직원들의 ‘자기만족감’을 추구하고, 최대한 지원한다는 점이다. 이는 구글이 세계적인 아이티 기업 가운데서도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구글에선 ‘직급’이 아닌 ‘역할’로 협력관계가 설정되고, 연차와 관계없이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확실히 인정한다. 박씨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내가 맡은 업무에 대한 권한을 확실히 인정받는 편이다”라고 전했다. 구글에선 수시로 결성되고 해체되는 프로젝트팀이 무수히 많다. 연차에 상관없이 프로젝트를 제안한 사람이 직접 팀원을 모집하고, 업무를 관할하는 일도 잦다. 특정 직급에 이르러야만 리더십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회사의 업무 관련 문서나 중요 전략, 계획 등도 모든 직원이 열람할 수 있다. 회사의 문제를 지적하는 일도 권장하고, ‘버그 파일링’(bug filing)이라는 이름으로 제도화했다. 이렇게 업무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데에 회사가 신경쓰는 이유로 정 상무는 “여러 복지제도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일이 의미있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에 일조한다는 자부심이 직원 행복에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구글은 회사 밖에서 직원들이 ‘자기만족감’을 느끼도록 지원한다. 대표적인 것이 봉사활동에 대한 지원이다. 형식적인 봉사가 아니라, 직원들이 자신이 기획하는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한다. 아프리카, 몽골, 부탄 등 저개발국으로 자원봉사를 갈 경우 회사가 비용뿐 아니라 프로그램과 안전 등도 챙겨준다. 연 20시간까지의 봉사는 일반 근로시간으로 계산해 급여를 지급한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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