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인의 책탐책틈
제7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문학동네, 2016) 문학동네가 발간하는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은 일년간 문학잡지를 통해 발표된 등단 10년 이하 작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정확한 편수는 세어 보지 않았으나 해당되는 작품은 대략 100편 이상이 될 것이다. 10:1을 훨씬 넘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엄선된 작품이 <수상작품집>에 수록되어 있다. 벌써 이 상이 제정된 지 7년이나 되었군, 하며 책을 펼쳐 읽다가 이 문학상이 과연 문학 생태계를 위해 긍정적이기만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기가 질리는 것은 수록된 작품 편수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논평이다. 선정에는 7명의 선고위원과 7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한다. 각 작품에는 7명의 선고위원이 각각 나누어 맡은 작품평이 실려 있고, 작품집의 말미에는 7명의 심사위원이 각각의 작품에 대해 평한 심사평이 실려 있다. 7편의 작품에 총 56개의 논평이 실려 있는 셈이다. 이쯤 되면 이 작품집이 평론가를 위한 것인지, 작가를 위한 것인지, 독자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없을 지경이다. 과도한 논평이 덧붙은 과정을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다. 수록된 작품들에서 데뷔 연수의 제한 이외의 공통점이나 기준을 찾기가 힘들다. “동시대 문학의 신선한 성취”라는 취지가 있기는 하지만, 대상을 받은 김금희의 작품과 나머지의 작품들이 어떤 기준으로 견주어져 대상과 후보작으로 결정되었는지 요령부득이다. 거론된 작가들은 모두 개성있는 젊은 작가이지만, 그들이 한자리에서 논의되고 거기서부터 어떤 우열을 가려내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작품평이든 심사평이든 각각의 작품을 개별적으로 논하는 것 이상의 일을 수행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 문학상이 이끌어 온 문학생태계의 변화는 경쟁 시스템의 강화와 편집상품의 부상이다. 등단 10년 이하라고는 하지만 작가들은 등단하자마자 매달 혹은 매 계절 발표하는 단편 하나하나를 모두 경쟁의 장에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그 시스템에서 생존을 결정하는 것은 독자가 아니라 평론가이다. 왜냐하면 문학잡지에 발표된 작품들은 평론가들이 엄선한 편집상품을 위한 예비군이 될 수밖에 없으며, 결국 독자는 이렇게 골라진 편리한 작품집을 읽는 것으로 동시대 젊은 문학에 대한 관심을 보충할 것이기 때문이다. 논평이 너무 많아 번거롭기는 하지만, 이미 구축된 시스템하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 시스템이 평론가들에게 유리해 보이지도 않는다. 잘게 쪼개진 작품들을 읽고 선별하는 것으로 기력을 소진하고 나면 다음해의 작품들이 기다린다. ‘동시대 문학’의 정체를 고민할 여유 없이 그렇게 비평은 편집과 해설 이상의 기능을 상실한다.
서영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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