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8.30 18:05
수정 : 2018.08.3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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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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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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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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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부터 해외 투자가 꾸준히 늘어왔다. 주식은 중국, 채권은 브라질이 주역이었다. 이렇게 투자된 자금들이 요즘 곤란을 겪고 있다. 신흥국 통화 약세가 계속되면서 수익률이 급격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인도 루피화가 사상 최초로 1달러당 70루피를 넘었다. 브라질 헤알화도 4헤알 위로 올라갔다. 터키에서 시작된 환율 변동이 여러 곳으로 번지고 있다.
2015년에도 신흥국 통화가 절하된 적이 있다. 브라질과 러시아가 유독 심했는데 헤알화가 달러당 4.2헤알을 넘었고 러시아 루블화는 70루블까지 급등했었다.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국제 유가 하락 때문이었다. 지금은 2015년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 과거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통화 절하의 원인이었던 반면 지금은 경기 둔화와 자금이탈이 실제화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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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전망도 좋지 않다.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월등히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건 2000년대 10년 정도가 유일하다. 그전에는 성장률이 비슷했거나 높다고 해봐야 2~3%포인트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1990년대가 대표적인데 선진국이 연평균 2.7% 성장하는 동안 신흥국은 3.7%에 그쳤다. 중국의 성장률이 6%대로 떨어졌고, 브라질, 러시아가 눈앞에 놓인 불안 요인조차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걸 보면 당분간 신흥국의 높은 성장은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투자 비중이 높은 두 개의 신흥국 자산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중국 주식시장은 언제 상승으로 돌아설지 가늠이 안 된다. 후강통 재료가 사라진 2016년 이후 상하이지수는 3000선을 중심으로 옆걸음을 계속해왔다. 같은 기간 나스닥이 70% 넘게 오른 걸 고려하면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고 보는 게 맞다. 중국시장은 특징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 주가가 오랜 시간 지지부진하다 어떤 재료를 만나거나 해외시장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고 느끼는 순간 급등해 그 격차를 한꺼번에 해소한다. 2005년 상승이 해외 시장과 격차 때문이었다면 2015년은 재료가 역할을 했다. 오랜 휴식에도 불구하고 중국 주식시장에서 상승 동력이 만들어진 것 같지는 않다. 7월 하락 와중에 상하이지수가 3000선 밑으로 내려왔다. 3년 넘게 유지해 온 지지선조차 지키지 못할 정도로 시장의 힘이 약하다는 의미가 된다. 이런 상태에서 초과 수익이 나지 않는다.
브라질 국채는 10월 대선이 끝날 때까지 투자를 미루는 게 좋다. 원화 대비 헤알화 환율이 260원대로 내려와 가격 메리트가 생겼지만 대선 과정에서 주가와 환율이 요동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위험을 먼저 안기보다 상황이 정리돼 환율의 방향이 정해진 후 투자하는 게 더 낫다. 해외 투자를 통해 한꺼번에 높은 수익을 올리겠다는 생각보다 작은 수익을 차근차근 쌓아가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다.
이종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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