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8.02 18:27
수정 : 2018.08.0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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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장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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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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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장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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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주가가 급락했다. 실적이 나빠서가 아니다. 실적은 2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2%와 31% 늘어날 정도로 좋았다. 시장은 이용객 수를 걸고 넘어졌다. 6월 하루 접속객 수가 14억 7,000만명으로 예상에 못 미쳤는데 이게 이익 악화의 전조라는 것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이 두 개 있다. 하나는 하락률이다. 하루 사이에 18.9%나 떨어졌다. 과거에도 종목에 따라 한꺼번에 20% 이상 떨어진 경우가 있었지만 이는 대부분 변두리 종목들이었다. 핵심 종목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상태여서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매수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핵심 종목이 급락했다는 건 시장의 에너지가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또 하나는 하락의 원인이다. 이용객 수를 문제 삼았는데 하락을 설명하기 위해 억지로 가져다 붙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게 사실이라면 더 문제다. 가격이 너무 높아 조그만 악재에도 주가가 요동칠 수 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나스닥 시장을 끌고 가는 다섯개 핵심 종목 중 하나다. 아마존, 인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페이스북과 함께했다. 이들은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 마지막까지 남은 주식들이다. 다른 종목들은 중간에 상승 대열에서 이탈했거나 힘이 약해졌다. 그만큼 확실한 이익의 뒷받침이 있었다. 세계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서 가시적인 이익을 낸 덕분에 투자자들은 기업 내용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투자를 할 수 있었다. 2000년 아이티(IT) 버블 때와 다른 모습이다. 시장 에너지가 이런 종목의 급락을 막기 힘들 정도로 약해졌다는 건 부담거리일 수밖에 없다.
주가는 동조자가 늘어나면 오르고, 동조자가 떨어져 나가면 하락한다. 페이스북의 하락은 동조자가 극단적으로 줄어드는 과정이다. 핵심 종목이 다시 주도주와 주변주로 분리되는 경우로 봐야 하는데, 주변으로 밀린 주식으로 생긴 공간을 다른 주식이 메우지 못하면 주가가 떨어지게 된다.
우리 시장도 이런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종합주가지수가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유럽 주식시장도 최고치에 육박했지만 우리 시장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지 않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 정도다. 앞으로 해외 시장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다. 선진국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유지할 경우 코스피가 2400 부근까지 오를 수 있지만 선진국 시장이 꺾이면 2250을 지키는 것도 장담하기 힘들다. 그 열쇠를 선진국 시장을 움직이는 몇몇 종목들이 쥐고 있다.
상승 종목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마땅히 시장을 끌고 갈만한 종목이 없는 우리 입장에서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동조자가 떨어져 나가는 과정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이종우 주식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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