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6.22 14:16
수정 : 2017.06.2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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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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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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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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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가 같아졌다. 빠르면 9월, 늦어도 12월에 연준이 또 한 번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러면 우리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게 된다. 시장에서는 금리 역전에 따른 자금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타당한 얘기일까?
우리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았던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두 번이나 전례가 있는데, 1999년 6월~2001년 3월까지와 2005년 8월~2007년 9월 사이가 그 경우에 해당한다. 당시 자금 흐름은 제각각이었다.
만약 금리에 의해 자금 흐름이 결정된다면, 1999년은 엄청나게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1998년초 외환위기로 한미간 금리차가 20%를 넘을 정도로 벌어졌다가 1년 반 만에 역전됐기 때문이다. 예상과 달리 역전된 기간 동안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13조30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평균의 3%에 해당하는 금액인데, 금리차가 처음 역전된 1999년 6~9월까지를 제외하고 외국인이 의미 있게 순매도에 나선 적이 없을 정도였다. 특히 인상적인 건 2000년에 아이티(IT) 버블이 터지는 와중에도 외국인 순매수가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가 전망과 함께 당시 외국인 지분율이 20%대 초반에 불과해 주식 보유를 계속 늘려야 했던 것도 순매수 요인이었다.
2005년은 9.11테러로 기준금리를 1%까지 내렸던 연준이 정책을 바꾼 게 역전의 원인이었다. 부동산 등 자산 버블이 커지자 미국 중앙은행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릴 때마다 금리를 올렸다. 반면 우리는 2006년이 되어서야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외국인은 1999년과 반대로 양국간 금리가 역전된 기간 동안 14조60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에서 1500까지 올라가는 와중이었는데, 주가 상승에 따라 차익 매물이 본격적으로 나온 게 매도의 원인이었다. 채권시장은 생각과 다르게 움직였다. 낮은 금리로 우리 시장에서 돈이 빠질 것 같았지만, 금리가 처음 뒤바뀐 2005년 8월에 3조4600억원이었던 외국인의 채권 보유액이 2007년 9월에 30조까지 8.5배나 늘어났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던 시기여서 금리와 관계없이 매수가 계속된 게 원인이었다.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외국인의 반응이 제각각인 걸 보면, 해당 사안이 외국인 매수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하반기에 한미간 금리가 역전돼도 우리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과 미국 시장은 대체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가가 떨어질 때 손실을 막기 위해 우리 주식을 사는 외국인은 없다. 외국인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우리 주식의 투자수익률이지 금리가 아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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