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5.04 10:33
수정 : 2017.05.04 11:45
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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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장중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이 모니터에 뜬 코스피를 확인하고 있다. 기존 코스피 장중 역대 최고치는 2011년 4월 27일 2,231.47이고, 종가 기준 최고기록은 2011년 5월 2일 2,228.96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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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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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 경기와 기업실적 모두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3월 들어 국내외 모두에서 양호한 경제 지표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과거 경기 사이클을 고려하면 이번 경기회복은 아무리 짧아도 3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이익은 더 긍정적이다.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 늘었다. 과거에 기업 이익이 늘어도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경기가 정점 부근일 때가 그 경우에 해당하는데, 경제 지표가 곧 꺾일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지금 시장은 상당히 탄탄한 기반 위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당분간 경기와 기업실적이 동시에 좋아지면서 주식시장의 힘을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시장에 걸림돌은 없는 걸까?
두 부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선진국 주식시장이다. 해외 시장은 주가 동조화와 외국인 매수를 통해 우리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곳인 만큼, 주가를 판단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선진국 주식시장 중 현재 주가가 금융위기 이전 고점보다 월등히 높은 곳은 미국과 독일 두 나라밖에 없다. 나머지는 주가가 고점 부근에 있거나, 고점을 넘은 후에 힘있게 상승하지 못한 채 엉거주춤한 상태에 그치고 있다. 아시아 시장이 특히 심한데, 대부분이 과거 고점보다 10% 정도 밑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미국, 독일에 이어 세 번째로 주가가 강하게 상승하는 나라가 되긴 힘들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금융정책을 가장 강하게 시행했던 나라이고, 독일은 유로존에서 경제가 가장 좋은 곳이다. 주가가 올라갈 수 있을 만한 이유가 있지만, 우리는 이도 저도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가를 움직이는 동력이 바뀔 수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지난 8년간 시장을 끌고 온 힘은 뭐라 해도 낮은 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었다. 금융위기를 넘기 위해 짰던 틀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건데, 경기가 좋아지고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경우 정책 변경이 불가피해진다. 자산 버블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때문인데, 정책이 수정된다면 하반기가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올리고, 유럽이 양적 완화를 철회함과 동시에 금리 인상에 나서고, 우리 역시 금리 인상을 고민하는 상황이 하반기에 한꺼번에 발생할 수도 있다.
상반기 주식시장이 하반기보다 더 좋을 것 같다. 상반기는 경제 지표 회복과 금융 완화라는 두 축이 작동하고 있는 반면, 하반기는 금융 완화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고점을 치고 하락하지 않더라도 상승 속도가 현저히 낮아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데, 빠른 상승에 익숙한 상태여서 속도가 줄어드는 것만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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