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3.01 16:53
수정 : 2018.03.0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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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방송 어땠나요?] KBS2 ‘추리의 여왕2’
유쾌함 여전하나 일부 설정 과해
주인공 관계 급진전은 어리둥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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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도 주요 조연들도 그대로다. 메인 피디는 바뀌었지만 작가는 같다. 지상파에서 선보이는 사실상 첫 시즌제 드라마다. 2월28일 시작한 <추리의 여왕>(KBS2) 시즌2가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의 등장으로 관심받는 이유다.
<추리의 여왕>은 중진서 강력2팀 형사 하완승(권상우)과 추리력 좋은 평범한 여자 유설옥(최강희)이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가 뼈대다. 시즌1에서 시어머니와 남편을 깍듯하게 ‘모셨던’ 며느리 설옥은 시즌2에서 이혼한 뒤 경찰이 된다. 완승과 설옥 사이 미묘한 감정이 싹텄다. 최윤석 피디는 드라마 방영 전 제작발표회에서 “설옥이 이혼하면서 이야기의 스케일이 커진다”며 “시즌1이 잔잔한 에피소드 중심이었다면, 시즌2는 새로운 악역들이 등장한다”고 말했다.
<추리의 여왕>은 소소한 사건들을 유쾌하게 풀어가는 과정 자체가 재미였다. 여느 사건 드라마처럼 대놓고 무겁지 않고, 추리가 깊고 복잡해 시청자를 머리 아프게 하지 않았고, 단순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잘 빚어 유쾌한 맛이 있었다. 특히 집에서 살림만 한 착한 며느리가 가족 몰래 추리력을 발휘하는 설정도 흥미로웠다. 시즌2에서도 그 느낌은 여전하다. 가족사기단이 저렇게 쉽게 잡히나 싶을 정도로 뻔하고 단순하지만, 명탐정 코난에 빙의된 듯 속삭이는 설옥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그의 추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권상우와 최강희의 호흡도 여전히 좋다.
하지만 시즌2는 유쾌함에 대한 욕심이 조금 과했다. 제작진은 설옥과 완승의 ‘썸’으로 이야기를 확장시키고 싶었겠지만, 고백하려고 반지까지 준비할 정도로 어느새 가까워진 둘의 사이에 시즌1과 2의 연결고리가 끊긴 느낌이다. 시작부터 둘의 썸을 보여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이 드라마가 원래 갖고 있는 진중함-경쾌함의 균형을 맞추지 못했다. 권상우가 도끼, 방망이를 든 수십명을 혼자 상대하거나, 손을 잡을까 말까 고민하는 최강희 어깨에 ‘미니미’가 된 친구 김경미(김현숙)가 앉아서 조언하는 모습 등은 과했다.
<추리의 여왕>은 남자 형사가 진두지휘하고 여자는 손만 얹는 게 아니라, 여성이 중심이 되어 문제를 풀어가 호평받았다. 뛰어난 경찰, 변호사, 검사도 아닌 평범한 ‘며느리’라는 점이 도리어 짜릿함의 재미를 함께 줬다. 설옥이 경찰이 된 시즌2에서도 이 지점을 잘 지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권상우는 제작발표회에서 “시즌1에서 받은 사랑에 걸맞은 작품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회 시청률은 5.9%(닐슨코리아 집계).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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