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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8.17 10:41 수정 : 2016.08.17 19:50

네덜란드에 1-3 패배, 4강 진출 실패
“후배들 경험 위해 해외 나갔으면…”

김연경이 16일 오전(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 배구경기장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8강전 경기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올림픽 4강이 좌절된 그 순간, 주장 김연경(28·터키 페네르바흐체)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선수들을 코트 가운데로 불러모았다. 김연경을 중심으로 어깨를 겯고 둥글게 원을 만든 대표팀은 다 같이 “정말 고생했습니다”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지난 5월 시작된 올림픽 최종예선부터 본선 8강전까지, 4개월간의 대장정은 그렇게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은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32·KGC인삼공사)이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김연경은 김해란 등 선수들을 추스르고 착잡함과 아쉬움이 뒤섞인 표정으로 제일 마지막으로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한국 여자배구는 16일 밤(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에 패한 뒤 눈물을 보였던 김연경은 이날은 눈물 대신 경기를 차분하게 복기하는 것으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김연경은 우선 “어느 하나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경기가 안 풀렸다”며 “서브, 리시브, 상대 주공격수 마크가 모두 잘 되지 않았다”고 총평했다. 한국은 이날도 ‘세계 최고의 공격수’ 김연경에게 전적으로 의존했다. 김희진(25), 박정아(23·이상 IBK기업은행), 이재영(20·흥국생명), 양효진(27·현대건설) 등 4명의 득점을 모두 합쳐도 김연경(27점)에 미치지 못했다. 4년 전과 비교해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김연경은 “예선전에서 좋은 경기를 하면서 올림픽에 진출했고 (첫 경기인) 일본전을 이기면서 분위기도 괜찮았는데 뒷심이 약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경기 전날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주장인 만큼 경기를 풀어낼 방책을 밤새 고심했다. 그러나 이날 도미노처럼 이어진 서브 리시브 불안 앞에선 김연경이 미리 구상한 어떤 전략도 통하지 않았다. 김연경은 “4년 뒤를 기약하며 최선을 다한 것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주장 역할이 부담스럽진 않았느냐는 질문엔 “부담이 없진 않았다. 다만 주장으로서 내 역할을 다했는지 돌아보게 된다”며 “긴 여정이 이제 마무리돼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기도 하지만 후회스럽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김연경이 16일 오전(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 배구경기장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8강전 경기에서 환호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김연경은 지난 5월2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막 소속팀인 페네르바흐체의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최종전을 마친 상태였다. 터키에서도 주포 역할을 하느라 체력이 소진된 상태였지만 대표팀의 긴급한 합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한국은 리우올림픽 출전권을 미처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김연경의 합류로 한국팀의 전력은 급상승했고 결국 리우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본선 무대에서도 김연경은 늘 한국팀 공격의 최다득점자로 활약했다. 하지만 그를 위주로 한 경기 스타일은 금세 한계를 노출했고 네덜란드는 김연경을 집중마크하면서 빈 공간을 노렸다.

김연경은 경기 뒤 “클럽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대표팀만 생각하고 여기까지 달려왔다”며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 내내 “쉬고 싶다”며 체력적인 부담을 호소해왔던 그였지만 “성적을 잘 낸 뒤 진짜 편히 쉬겠다”며 훈련에 매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상대의 집중견제와 살인적인 일정, 고비마다 나온 한국팀의 서브 리시브 범실 앞에서 힘을 잃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김연경을 받쳐줄 차세대 거포들이 성장해 이번 대회에 거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정작 이들은 세계 최고 무대에서는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른쪽 공격수 김희진은 네덜란드의 높은 블로킹을 뚫어내지 못했고 박정아와 이재영 역시 타점 낮은 공격에 수비에서도 불안정했다.

김연경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해외 리그 경험 축적”을 제시했다. 그는 “결국 경험이다. 어린 선수들의 공격력이 좋아졌다 해도 안정적이지 못하고 기복이 있었다”며 “해외에서 뛴 경험이 있다면 이런 큰 대회에서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연경은 “많은 선수가 기회가 되면 (해외로) 나갔으면 한다. 국내 리그에서 통하지만 국제대회에선 안 통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리우데자네이루/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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