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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8.02 18:32 수정 : 2016.08.02 22:05

[리우올림픽, 숨은 1인치] 탁구 ‘넘사벽’ 중국
1988년 이후 금 28개 중 24개 싹쓸이
베이징, 런던서는 금 중국 선수가 독식
저변 넓은데다 기술에 힘까지 갖춰

리우올림픽 탁구 남자단식과 단체전에 출전하는 정영식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센트루 파빌리온 경기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탁구 선수들은 웨이트(트레이닝) 해서 근육이 늘어나면 (플레이) 감각 떨어진다고 웨이트를 덜 하는 편인 것 같다. 중국 선수들을 보면 근육질이다. 하체 근력과 복부심부근육 강화를 위해 웨이트를 많이 한다.”

2.7g(지름 40㎜)의 아주 가벼운 공을 가지고, 길이 2m74, 너비 1m525, 높이 0.76m의 작은 탁구대에서 환상적 랠리를 연출하는 탁구 경기. 선수들의 경쟁력은 주로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한국스포츠개발원 문영진 박사는, 중국 남자 간판스타 장지커와 한국의 정영식의 외견상 몸을 비교하면서 단단한 근육질에서 나오는 파워에 주목한다. 2012 런던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 획득으로 그랜드슬램(세계선수권과 월드컵, 올림픽 제패)을 이룬 장지커는 말 같은 근육질 다리와 어깨·몸통으로 파워 넘치는 플레이를 구사하는 반면, 정영식은 파워보다는 손 기술에 거의 의존하는 스타일이라며 그런 차이 때문에 한국 탁구가 중국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강인한 체력은 긴 랠리 싸움에서도 중국 선수들을 오래 버텨내게 하는 원천도 된다는 것이다.

“중국은 기술도 기술력이지만 어릴 적부터 다져온 기본기가 탄탄하다. 워낙 많은 선수들 가운데 뽑힌 선수들이 파워(공 회전력)까지 겸비했으니 다른 나라 선수들이 어떻게 이기겠는가? 가장 안정감 있게 치면서 공 회전력도 많다. 움직임이 빠르지는 않지만 공을 정점에서 가운데 정확하게 치는 게 강점이다. 우리 선수들과 다른 점이다.” 국가대표 선수 시절 오른손 펜홀더 공격수로 중국 선수들에게 위협적 상대였던 김택수 감독(미래에셋대우)의 분석이다.

중국 남자탁구 간판스타 장지커가 지난 3월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16 세계남자단체탁구선수권대회에서 체코 선수를 상대로 서브를 넣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 연합뉴스
중국은 탁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1988 서울올림픽부터 2012 런던올림픽까지 28개의 금메달 중 24개를 독식했다. 탁구 전문가들은 넓은 저변과 탄탄한 기본기, 그리고 폭발적인 공의 회전력을 일으키는 파워까지 겸비하면서 중국 탁구가 난공불락의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여자의 경우 남자 같은 파워 탁구로 무장해 여자단식에서 단 한 번도 올림픽 금메달을 다른 나라에 내준 적이 없다. 한국은 과거 국가대표 시절 펜홀더 전형으로 중국을 위협하며 세계 무대를 호령했던 지도자들이 이젠 모두 셰이크핸드형인 국가대표를 가르쳐 기본기를 충실히 가르쳐 주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남녀 단식과 남녀 단체전에서 총 4개의 금메달이 걸린 탁구는 이번에도 중국의 독무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은 남자단식에 세계랭킹 1위 마룽(27)과 4위 장지커(28), 남자단체전에는 둘과 함께 3위 쉬신(26)이 출격한다. 여자단식은 왼손 셰이크핸드 전형인 딩닝(26·세계 2위)과 리샤오샤(28·세계 5위), 여자단체전에는 둘과 함께 세계 1위 류시원(25)이 나온다. 2008 베이징과 2012 런던올림픽에서 모든 금메달을 휩쓸었던 중국이 이번 리우에서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 독식에 성공할지, 아니면 1988 서울올림픽의 유남규(남자단식) 현정화-양영자(여자복식),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의 얀오베 발드네르(남자단식), 2004 아테네올림픽의 유승민(남자단식)처럼 비중국계 금메달리스트가 새롭게 탄생할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국제탁구연맹(ITTF)은 그동안 올림픽 무대와 세계선수권대회(월드챔피언십)에서 중국의 금메달 독식 현상을 막기 위해 탁구 공 변화, 룰 개정 등 변화를 시도해왔다. 무엇보다 지난 100여년 동안 사용된 셀룰로이드 공을 없애고 이번 리우올림픽에 플라스티 공을 채택한 점이 주목된다. 셀룰로이드 소재의 공은 표면에 미세한 돌기가 있어 공 회전력 좋은 중국 선수들에게 유리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번 조치는 결국 중국 독주 규제 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플라스틱 공은 표면이 매끄러워 라켓과의 마찰력을 감소해 더 강하게 쳐야 속도가 날 수 있다. 2000 시드니올림픽까지 지름 38㎜, 무게 2.5g의 공을 사용하다가 이후 지름 2㎜, 무게 0.2g을 늘린 것도 파워에서 앞서는 유럽 선수들에게 유리하도록 한 결정이었지만 중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깎신’ 주세혁이 7월31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파빌리온에서 자신의 주특기인 커트 연습을 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은 남자단식에 정영식((24·세계 10위·미래에셋 대우), 이상수(25·세계 16위·삼성생명), 남자단체전에 둘과 함께 ‘커트의 마술사’ 주세혁(36·세계 14위·삼성생명)이 나오는데 단체전에서 최대 은메달을 노린다. 여자단식에는 수비 전형의 서효원(29·세계 18위·렛츠런파크)과 전지희(23·세계 11위·포스코에너지), 여자단체전에는 둘과 함께 양하은(22·세계 26위·대한항공)이 출격한다. 한국은 런던올림픽까지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금메달 3개를 비롯해 은 3개, 동 12개 등 총 18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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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2016 리우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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