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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8.01 18:30 수정 : 2016.08.01 21:59

펜싱 대표팀도 리우 도착…리우 현지는 강간·납치 등 치안 악화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는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이 31일(한국시각)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산투스 두몽 공항으로 덩컨 전담코치와 입국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박태환(27)이 먼 길을 돌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입성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2주간의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 31일(한국시각) 리우 산투스 두몽 공항을 통해 리우에 도착한 박태환의 얼굴은 다소 검게 그을려 있었다. 12시간이 넘는 비행에도 박태환은 피곤한 기색 하나 없었다. 쉴 새 없는 카메라 세례에 그는 하얀 이를 드러내고 밝게 웃으며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날씨를 확인했는데 맑아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리우와 시차가 비슷한 미국 야외수영장에서 지난 2주간 시차 적응 등 막바지 훈련에 매진해온 박태환은 “기분이나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 남은 기간 컨디션을 끌어올려 기분 좋은 레이스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태환의 아버지 박인호씨도 “(태환이는) 올림픽 경험이 많기 때문에 심리 조절을 잘할 것이다. 마음을 비우고 훈련하고 있다. 국민들의 바람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에서 리우까지, 박태환의 이날 비행시간은 반나절이었지만 박태환이 리우행 비행기에 오르기까지는 꼬박 22개월이 걸렸다. 박태환은 2014년 9월 금지약물 복용 판정을 받고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자격정지를 받았다. 징계가 풀린 이후에도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막혀 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국내 법원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판단을 구해 결국 올림픽 개막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지난달 8일 국가대표 자격을 인정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이 될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 박태환도 소회가 없진 않았다. 그는 “4년 전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지만 마음을 편히 먹으려고 한다”며 “지금은 순위 싸움에 대한 압박이 전혀 없기 때문에 2주간 훈련한 대로 즐겁게 경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박태환은 “크게 의식하진 않지만 400m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즐겁게 하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맞수 쑨양(중국)과 재대결에 대해선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자유형 100m, 200m, 400m, 1500m 네 종목에 출전한다. 자신의 주 종목인 400m 개인 최고기록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기록한 3분41초53이지만 박태환의 올해 400m 최고 성적은 3분44초26이다. 올림픽 리허설 성격으로 지난 7월 참가한 오스트레일리아 수영 그랑프리 대회에서는 3분49초18로 기록이 더 늦춰졌다.

박태환은 징계로 지난 2년간 훈련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미국 전지훈련에서 컨디션을 얼마나 끌어올렸는지가 메달권 진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사상 최초로 400m 금메달, 200m 은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은 2012년 런던 대회에서도 같은 종목에서 은메달 2개를 수확했다.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박태환의 이번 대회 400m 결승은 7일 열린다.

한편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 2개, 은 1개, 동 3개 등 무려 6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기적을 일궈낸 한국 펜싱 대표팀도 31일 리우에 입성했다. 런던에서 한국 최초로 여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지연(28)을 비롯해 같은 대회에서 오심으로 눈물을 흘려야 했던 여자 에페의 간판 신아람(30), 펜싱 사상 최초로 4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빛나는 베테랑 남현희(35) 등 11명이 리우에 발을 내디뎠다. 선수들은 장시간 비행으로 다소 피곤한 모습을 보이며 별도의 인터뷰 없이 곧바로 선수촌으로 향했다.

올림픽 개막을 닷새 앞두고 각국 선수단이 속속 입국하고 있으나 리우 현지는 납치, 성폭행, 절도 등 강력범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브라질 경찰은 31일 상파울루 외곽지역에서 에프원(F1)그룹 회장인 버니 에클스턴의 장모 아파레시다 ?크를 괴한으로부터 무사히 구출했다고 밝혔다. 에클스턴은 자동차 경주 포뮬러원을 운영하는 영국의 억만장자로 총재산이 24억파운드(약 3조5천억원)에 이른다.

또 올림픽 사이클 경기장에서 현직 경비원이 여성 소방관을 성폭행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글로부닷컴> 등 현지 매체는 1일(한국시각) “브라질 경찰이 7월31일 올림픽 벨로드롬에서 22살 여성 소방관을 성폭행한 혐의로 43살 경비원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30일 선수촌 화재로 대피했던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올림픽대표팀 선수단은 숙소에 복귀하고서야 노트북과 의류 등 소지품이 도난당한 사실을 발견했다. 키티 칠러 호주 선수단장은 1일 “이곳은 언제든지 절도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경기장 시설 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요트 경기장 마리나 다 글로리아의 메인 출입구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요트 경기장은 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 더미와 더불어 안전문제까지 대두돼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리우에서는 강풍 때문에 코파카바나 해변에 위치한 배구 경기장 내 티브이(TV)스튜디오가 침수된 적도 있었다.

현지 취재진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31일 취재진을 가득 싣고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출발한 셔틀버스가 숙소로 이동하던 중 뒤따르던 버스와 추돌했다. 충돌 순간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셔틀버스 뒤편 유리가 모두 깨졌다. 다행히 크게 부상당한 이는 없었다.

권승록 김창금 기자 ro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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