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7.28 15:26
수정 : 2016.07.29 08:41
[스포츠 오디세이]
2016 리우올림픽(8월6일 개막·한국시각)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요즘 대한체육회 산하 각 경기단체는 통합회장 선거를 치르느라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몇몇 경기단체들의 경우, 아직 엘리트체육(협회)과 생활체육(연합회)의 통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문화체육관광부가 리우올림픽 이전까지 지역 단위까지 통합을 하고 통합회장 선거까지 마치라고 하면서 경기단체 관계자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축구·골프 등이 통합회장 선거를 마친 상황입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경우 28일 현재 전국 17개 시·도에서 10개만 해당 지역 체육회와 생활체육연합회 통합이 이뤄졌는데, 8월4일 통합회장 선거를 강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애초 문체부는 각 경기단체에 지역 협회와 연합회의 통합이 이뤄진 경우 7월말까지 통합회장 선거를 치르라고 지침을 내려보냈다가, 몇몇 종목에서 이것이 원활하게 되지 않자 17개 시·도에서 과반수만 통합되면 통합회장 선거를 강행하도록 새로 지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배드민턴은 각 시·도 협회와 연합회가 자체 통합회장 선거를 위한 선거인 구성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보이느라 통합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협회와 연합회 임원들이 주도권을 잡으려고 불협화음을 빚어 통합을 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어쨌든 배드민턴협회는 박기현 현 임시 통합회장이 단독 출마한 가운데 통합회장 선거를 치를 예정인데, 단체 통합을 마치지 못한 7개 시·도가 투표권을 행사하는 선거인에서 빠져 모양새가 좋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대한테니스협회 사정도 비슷합니다. 인천·광주·대구·부산·제주 등 5개 시·도에서 단체 통합이 이뤄지지 않아 이곳을 배제한 채 30일 통합회장 선거를 치르기로 했습니다. 12개 시·도 협회와 협회 산하 연맹체 임원 등으로 130여명 선거인을 구성할 수 있게 돼 회장 선거에는 별문제가 없다고 하나, 역시 깔끔한 모양새는 아닙니다.
대한정구협회는 8월11일로 예정된 통합회장 선거에 3명의 후보가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과열 양상을 띠는 가운데, 선거인단 구성을 놓고 협회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생활체육 동호인이나 지도자를 어느 정도 선에서 선거인에 포함시켜야 할지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문체부가 빨리 통합회장 선거를 마치라 하니,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으로 이원화된 경기단체의 통합에 대해 현재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문체부가 일방적으로 시간을 정해놓고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하는 데 대해서는 각 경기단체의 불만도 높은 게 사실입니다. “정부가 이런 식으로 경기단체 통합을 밀어붙이는 게 바람직한가요? 1970년대도 아니고….” 한 경기단체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ㄱ대학교 교수의 비판입니다. 일부 경기단체의 통합을 보면, 사실 통합이라기보다는 ‘한 지붕 두 가족’이 유지되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통합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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