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2.28 21:00
수정 : 2016.12.28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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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의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첫 보도 이틀 뒤인 9월22일치 한겨레 그림판에 실린 ‘박근혜 인형’. 최순실이 머리를 빗겨주고 있다(왼쪽), 9월22일치 한겨레 그림판에 실린 ‘박근혜 인형’의 채색 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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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박근혜가 한 일은 상상력 비웃었다. 만화보다 더 만화적 현실. 만화가에겐 낙담의 시간일 수도. 2016년 보내며…권범철 화백이다.
-가장 기억나는 그림판은.
“9월22일치, 최순실이 박근혜 인형 쥔 모습. 세다 싶었는데 이후 상황은 그림 능가. 고민 끝에 사실 위주로 가보자 생각했어요. 최순실, 김기춘 등 인물 폐해나 특성 각인시키는 쪽으로.”
-박근혜 얼굴 어떻게 그리죠?
“자다가 나온 듯한, 시술로 빵빵해진 모습으로. 보톡스 등 실제 증명된 뒤엔 오히려 실물 가깝게.”
-경력 16년, <한겨레>에선 1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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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28일 오후 한겨레신문사 6층 화백실에서 권범철 화백이 29일치 ‘한겨레 그림판’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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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독자들 예민해요. 하나는 여성비하. ‘홧김에 ×××’ 표현 썼다 왕창 욕먹었죠. 또 하나는 야당 비판. 우는 듯 항의전화 건 독자와 30분간 통화하기도.”
-한겨레 그림판의 맛은 뭐죠?
“‘한겨레 그림판은 이래야 한다’라는 선 있는 듯해요. 부담스럽지만 그걸 넘어 반응 좋을 때, 아이디어 주겠다는 독자 메일 줄 잇죠. 그 맛!”
-박재동, 박시백, 장봉군. 쟁쟁한 전임자들.
“저는 학력고사 마지막 본 ‘낀 세대’. 선배들 문법과 새 세대 감성 함께 있어요. 다리 역할 해야죠.”
-마감, 고통스럽죠?
“소재 안 떠오르면 뒷목 땅기고 식은땀. 인근 효창공원 등 걸어요. 매운 걸 먹기도 하고. 신기하게 풀리죠. 그림 완성에 2시간. 가장 재밌고 행복한 시간.”
-그림에서 집중하는 부분은.
“말풍선 대사. 입에 착착 감겨야 하거든요. 독자 여러분, 뭐든 착착 감기는 새해 되시길.”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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