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
[뉴스룸 토크] 이화여대 본관의 소리 |
총장은 경찰을 불렀다. 경찰은 분노를 불렀다. 이화여대(이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본관을 통째로 점거하고 21일째 농성 중인데, 외부세력 배격하는 농성장 분위기는 논쟁을 불렀다. 거의 매일 이대에 취재 나갔다는 24시팀 박수진 기자다.
-농성 규모는 어떻게 되죠?
“학생들이 알려주지 않아요. 본관 정문 잠가놓고 뒷문으로 재학생과 졸업생만 드나들게 해요. 신분 확인받아 종이팔찌를 표지로 주고 있죠.”
-핵심 요구가 ‘총장 사퇴’잖아요.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이 철회된 8월3일 총시위 현장에서 졸업생들이 ‘총장 사퇴’ 구호를 만드는 데 결정적 구실을 했다고 해요. 7월30일 총장이 경찰을 끌어들인 일에 졸업생들이 재학생들보다 더 분노했다죠. 총장이 사과까지 했으면 애쓴 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15일 최경희 총장이 대화하자고 본관 찾았다가 거절당했다는데.
“학생들은 서면대화 원해요. 중재 나설 ‘좋은 어른’이 없는 듯해요. 교수협의회 쪽에서 교수비상대책위 가동해 회의 연다 했지만. 농성이 언제 끝날지, 하루하루가 예측 불가예요.”
-기사 쓰기 참 민감하죠?
“같은 학생이라도 ‘?R’(운동권)이나 총학생회 소속 학생은 배제했어요. 서로 ‘벗’이라 부르면서 벗을 배제하는 게 민주주의 맞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가 학생들한테 ‘욕 메일’ 받았죠.”
-이대생들에게 이대는 뭘까요?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의 최고 여대라는 자부심이 있죠. 그게 ‘순혈주의’와 ‘학벌주의’ 비판 도마에 오르고 때론 편견과 혐오로 이어지죠. 시위 때 마스크나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게 이해는 돼요. 이런 사달을 만든 교육부와 학교 쪽이 더 비판받아야 할 텐데요.”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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