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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1.12 08:44 수정 : 2017.01.12 08:47

[김양중 종합병원] 성형 이야기
코 재수술은 필수?

젊은이들 사이에 “코 수술, 특히 짧은 코를 늘리는 수술은 2~3번 해야 제대로 된다”는 어느 개그우먼의 말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실제 지상파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출연진의 얘기로 이런 내용이 전국에 방송되는 것을 직접 본 적이 있습니다. 이는 성형외과 전문의, 특히 코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 입장에서 봤을 때에는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코 수술은 한번에 잘 끝나야 합니다. 또 수술을 받은 환자가 수술 뒤에 코 수술을 받은 사실을 잊고 살 정도로 편해야 합니다. 코 수술의 경우 자신의 신체 조직을 재료로 사용해 코를 높이거나 늘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번에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을 포함해 아시아 사람들의 코는 재료의 싸움이라 할 만큼 자가조직의 사용이 수술 결과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1차 수술에서 잘 안 되면 2차 수술 때 인공 조직을 사용하면 되지’와 같은 안이한 생각은 수술 뒤에 감염이 되거나 높인 코가 다시 축소되는 ‘구축’과 같은 쓴맛을 본 의사나 환자의 입장에서는 수용할 수 없는 생각입니다.

제 경험으로도 외국 연수를 가기 전 수술을 했던 환자가 3년 뒤 코 수술의 합병증으로 다시 온 적이 있습니다. 분명 제가 수술한 모양은 아니어서 물어봤더니 그 환자는 “기분전환하려고 재수술을 했는데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코 재수술을 마치 백화점에서 또 다른 가방 하나 구입하는 쇼핑 정도로 가볍게 여긴 것입니다. 결국 그 환자는 자신의 갈비뼈 연골을 이용해 수술을 다시 하는 대가를 치렀습니다.

코 수술을 2~3번 해야 한다면 많은 이물질, 즉 보형물을 넣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인공 재료인 실리콘과 같은 보형물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재수술은 녹록지 않습니다. 보형물을 넣으면 우리 몸에는 ‘캡슐’이라는 보호막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정상적으로 있어야 할 연골이 없을 수도 있고, 있다고 해도 연골이 매우 약해져 있어 수술이 힘든 경우가 재수술을 할 때 흔하게 발견됩니다.

분명한 점은 코 수술은 반복할 때마다 점점 어려워지고, 수술에 필요한 자가조직은 더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수술을 받기 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재수술의 위험성과 어려움을 설명하는 성형외과 전문의는 솔직한 상담을 하고 있다고 판단해도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화려한 광고와 근거 없는 의사의 자신감보다는 수술 횟수가 늘수록 위중해지는 수술의 심각성에 바탕을 둔 의학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나민화 성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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